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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色界에 놀다. 주황

2012-07-09

자연 만이 다양한 색채로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사람 역시 자신의 고유한 색상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떠올리는 색상은 무엇일까,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은 무엇일까 등을 생각해보면 지나온 나날로 채워온 ‘내 인생’이란 화폭의 주된 색상이 궁금해진다.

올해는 주황이 트렌드다. 백화점 신상품 진열대에는 주황색 의류와 패션소품이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는 헤어컬러도 오렌지브라운이 대세라고 한다. 운동 실력과 상관없이 주황색 운동복이 나를 이끌기도 하고, 땡볕을 질주하는 주황색 택시가 눈길을 잡아끌기도 한다. 안 그래도 더운 이 여름에 왜 하필 주황인가! 색깔만으로 본다면 ‘이열치열’, 아니 ‘이열치주황’이라 할 법도 하다. 그런데 “호불호에는 이유가 없고, 그냥 좋으면 좋은거지”라고 말할 수 없는 게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의 고민이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에도 원인이 있다고 정리돼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직업병이 도져 색채심리학이니 색채치료학이니 하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색채심리학에서 주황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하고, 행복한 느낌과 활기로 사람의 기분을 즐겁고 경쾌하게 한다고 한다. 색채치료학에 따르면 주황의 에너지는 강장작용, 무기력 해소, 면역력 증진, 식욕 촉진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신적인 피로를 느낄 때 주황색 목욕물에 몸을 푹 담그면 심신이 편해지고, 기운이 되살아나며, 심리적 안정을 가져온다. 이러니 “그냥 주황이 좋아서”라는 말은 “주황의 에너지가 나를 끌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여름날 무단히 주황이 내 시선을 끈 게 아니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짝이 나의 색상과 잘 어울릴까도 생각해본다. 내가 이 더운 여름을 잘 지내게 해주는 주황이라면, 남편은 아무래도 연초록이나 녹색의 잎사귀 색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일단 남편이 나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색이 주황이어야 하지 않을까. 무채색의 나날에 산소같은 활력을 주는, 주황의 애인같은 색깔 말이다. 슬쩍 물어볼 일이다. 검정이라고 말하지 않기만을 바라며.

김영숙 <경일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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