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가수·연출가>
![]() |
시(詩)노래를 부른 뒤 관객의 반응을 살펴보면 아주 흥미롭다.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박수만 치기도 하고, 아무 표정 없이 자리만 지키는 이도 있다. 때론 졸고 있는 관객도 눈에 띈다. 노래하는 도중에 나가는 무례한 관객도 있고, 전화벨 소리에 놀라 후다닥거리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불과 얼마 전까지 대구 관객은 공연장에서 박수를 많이 아끼는 편이었다. 아니 아낀다는 표현보다는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면 경박스럽고 공연에 방해를 주는 것으로 생각해 점잖게 자리를 지키거나, 옆자리를 의식하는 양반의 자세에 익숙해 조용히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관객은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이고, 감동을 받으면 대부분 박수를 보내고 앙코르를 요청하는 등 직접적인 표현을 한다.
얼마 전 대구박물관이 야외 문화행사를 기획하면서 필자에게 시노래 공연을 요청했다. 행사 당일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결국 공연 직전에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지고 말았다. 기온과 불쾌지수는 높았고, 게다가 홍보도 많이 되지 않았기에 과연 관객이 많이 올 지 걱정이 컸다. 하지만 공연시간이 다가오자, 놀랍게도 객석은 거의 가득 찼다. 부모와 아이들이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토요일 저녁시간을 함께 보냈던 것이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다소 밋밋하고 어려울 수 있는 문학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관객이 무대에 집중한 것이다. 일부 어린이 관객은 직접 무대에 올라와 시를 낭송했으며, 50대 중반의 남성 관객도 멋진 목소리로 시를 들려주었다. 필자의 기억 속에 있던, 점잖게 객석만 지키던 예전 대구 관객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관객은 공연장 안에서 즐겁게 공감하며 행복한 느낌을 누려야 한다. 공연 내용에 공감이 되면 박수를 쳐야 하고, 박수를 쳐야 할 순간이라고 생각되면 소신껏 신명나게 박수를 쳐야 한다. 중요한 대목에서 숨을 죽여주는 것도 공연을 함께하는 것이고, 휴대전화를 꺼 공연장의 예의를 갖추는 것도 공연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이왕 공연장에 왔다면 관객이라 생각하지 말자. 관객도 공연의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함께한다면 그 공연은 관객과 공연자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관객](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7/20120727.01019071604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