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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외국인이 한국의 ‘집밥’을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식탁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한 장의 사진에 많은 외국인 네티즌은 댓글로 열광했다.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도 우리에게는 평범한 집밥이 최고의 건강식이라는 사실을 한 장의 사진만으로 쉽게 알 수 있었나 보다.
한국사람이라면 진하게 끓인 된장찌개에 텃밭에서 기른 쌈 채소와 엄마의 손맛으로 조물조물 무쳐낸 나물, 그리고 잘 익은 김치가 놓인 식탁을 머리에 떠올리며 금방 입 안에 군침이 돌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집밥은 소박하지만 맛깔스러우면서도 푸짐하기 때문에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한 매력을 가졌다.
이탈리아에도 일상에서 흔히 즐기는 그들만의 집밥이 있다. 들판에서 자라나는 아스파라거스나 각종 풀을 데쳐 올리브유와 레몬으로 살짝 양념해 봄철의 입맛을 돋운다. 여름에는 가지, 피망, 토마토와 같은 제철 채소를 집집마다 다양한 요리법으로 맛있게 만들어 즐긴다. 특히 얇게 썬 가지나 호박에 토마토 소스와 치즈를 켜켜이 쌓아 오븐에 구운 뒤 빵에 곁들여 먹는 파르미쟈나는 그야말로 ‘빵도둑’임에 틀림없다. 마늘과 허브로 향을 낸 오일에 부드럽게 익힌 수박껍질볶음은 마치 어릴 적 필자의 할머니가 여름이면 곧잘 해주시던 수박나물과 매우 흡사하여 깜짝 놀랐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다스려 줄 오이냉국 한 사발이 우리에게 있다면, 저 멀리 지구 반대편의 이탈리아에는 잘 익은 토마토와 생치즈를 듬성듬성 썰고, 앞마당에서 딴 바질 잎을 손으로 뜯어 올리브유에 버무려낸 카프레제 샐러드가 있다. 이렇듯 한국과 이탈리아의 음식은 내용이 서로 다르지만, 최소의 천연양념과 친환경적인 제철 식재료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집밥의 놀라운 효능은 이미 TV나 서적, 강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한 방송사가 방영한 ‘집밥의 힘’ 편에서는 집밥이 건강증진과 가족 구성원 간의 화합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아이의 두뇌발달이나 학습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심층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집밥이 단지 배부르게 먹는다는 의미를 넘어 음식 나름대로 가진 스토리로 우리의 영혼까지 치유하는 일종의 힐링푸드,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소진<이탈리아 레스토랑 빠빠베로 대표 겸 총괄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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