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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커튼콜’을 봤다. MBC 라디오 DJ 겸 연극배우인 류강국씨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라디오 생방송 형식으로 꾸민 모노드라마다. 커튼콜은 실제 류강국씨의 삶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짰다고 한다. 한때 연극계에서 주목받으며 활발히 활동했지만 현실적인 문제, 즉 먹고 살기 위해 방송 일을 하며 연극은 가슴 속에만 고이 품고 살아야 했다.
커튼콜이란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이 찬사의 표현으로 박수와 환호를 보냄으로써, 무대 뒤로 퇴장한 출연자들을 무대 앞으로 다시 불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극에서의 커튼콜이란 제목은 극 중 라디오 프로그램인 동시에, 주인공이 그토록 갈망했던 배우로서의 커튼콜이란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실적인 이유로 꿈이 깨지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잔잔한 감동을 줬다.
친구가 최근 우리나라 중산층의 기준을 문자메시지로 보낸 것이 문득 생각난다. 빚 없이 30평형대 이상의 아파트와 중형차를 소유할 것, 월 급여는 500만원 이상일 것, 예금 잔고 1억원 이상 보유할 것, 일 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하는 여유도 있어야 할 것 등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은 우리와 다르다. 외국어 하나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한다.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고, 남들과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또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란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정말 눈부시다. 우리 아버지 세대가 일궈낸 기적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먹고 살기 좋아졌으니, 이제는 가슴과 머리를 살찌울 때가 온 것 같다. 조그만 무대에서 펼쳐지지만, 감동을 주는 연극을 보는 것은 어떨까. 또 집 주위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도심 곳곳에 있는 전시장을 찾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처럼 예술을 즐기는 것은 결국 예술가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예술가의 밥은 시민들의 관심과 사랑뿐이다.
권유미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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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커튼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09/20120917.01023072731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