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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웃음이 청춘

2012-09-27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주 차량행렬 속으로 밀려가면서 벌초를 마쳤다. 태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산을 타고 치른 행사여서 더욱 마음이 뿌듯했다.

며칠 있으면 전국의 시골마을들이 고향을 찾은 혈육과 함께 모처럼 웃음이 마당 가득 번질 것이다. 필자가 그동안 찾았던 수많은 마을의 모습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상상을 하면 입가에 웃음이 절로 일어난다.

몇 개월 전 청송의 한 오지마을을 찾았을 때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우리 촬영 일행을 보고 뼈 있는 한마디를 건넸다. ‘청춘이 웃음’이라고. 추석을 앞두고 불현듯 이 말이 떠오른 것은 아마도 온 동네가 조만간 청춘 같은 웃음으로 가득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필자는 청송 시골마을의 이 어른을 떠올리면서 문득 ‘웃음이 청춘’이라고 단어를 반대로 뒤바꿔봤다. ‘그래, 이 어르신네는 정작 이 말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깨우침 같은 어떤 느낌이 강하게 나의 가슴을 쳤다.

웃음이 청춘이다. 나를 비롯한 우리 프로그램 팀들은 경북지역의 산간오지를 찾아 그들의 일상을 화면에 담아 방송한다. 그럴 때마다 웃음이 사라진 마을의 적막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곤 했다. 말 그대로 청춘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내 나이도 마흔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이런 시골마을을 찾으면 웃음이 맨 먼저 반긴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더욱이 30대의 젊은 촬영스태프들이 함께 찾아갔으니 웃음이 절로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듯했다.

이미 전국 시골마을들이 나이를 먹을 대로 먹어 웃음 잃은 노년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사실을 깨우칠 때마다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청춘이 사라진 마을은 이미 웃음도 사라진 지 오래이다. 그럴 때마다 비록 방송 촬영이긴 하지만 사적으로 이들의 얼굴에 웃음기를 되살려 놓기 위해 더 더욱 과장된 표현과 몸짓으로 위문을 하곤 한다.

또 나 자신도 조만간 되돌릴 수 없는 세월 속으로 묻혀 웃음 잃은 노년의 모습을 보일까 벌써 염려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노년이 돼도 청춘의 웃음을 잃지 않는다면 또 다른 청춘의 세월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기웅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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