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때 얼짱, 몸짱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각 방송매체에서는 몸짱대회, 동안대회 입상자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60대 중반의 남성이 상의를 벗고 나와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가 하면, 50대 후반의 여성이 긴 생머리를 하고 꼭 끼는 청바지를 입고 나와 몸매를 과시했다. 진행자도 방청객도 감탄하며 뒷모습은 20대, 앞모습은 30대 같다고 찬사를 남발했다.
그런데 내 눈엔 처음부터 출연자들의 나이가 그대로 보일 뿐 아니라, 그들의 모습이 그리 멋지거나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라고 한다. 예전에는 80세면 인생을 마감하는 시기로 생각했다. 보험을 넣어도 80세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한데 이제는 100세 보장상품이 대부분이라 한다.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젊게 살겠다는 사람들의 욕구도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젊게 사는 방법이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든 척도를 지나치게 물질적이고 표피적인 것에 두는 것 같다. 최근 일간지에 오르내린 중산층의 기준이라는 것도 알고 보니 돈이 잣대가 되어 있었다. 젊게 산다는 것도 너무 외모 중심적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첨단의학의 힘을 빌려 외모를 젊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10대나 20대가 입는 옷을 입고, 그들처럼 몸을 가꾼다고 젊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든 사람이 자기 나이를 거부하며 오로지 젊음을 흉내내기 위한 일로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젊게 산다는 것은 안주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청년의 번민과 불안이 사라진 만큼 정신적으로 더 안정되고 풍성한 삶을 산다는 뜻이며, 더 많이 이해하고 더 깊어져 더 큰 일을 도모하며 사는 것이라 믿고 싶다. 예이츠의 시구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나도 저렇게 늙어갔으면 좋겠다 싶은 아름다운 장년이 많은 사회가 되어갔으면 좋겠다.
서영처 <시인·영남대 교책객원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젊게 산다는 것](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10/20121024.01020073229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