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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릴레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이 생긴 이유는 그만큼 남을 칭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남을 칭찬할 겨를도 없고, 내가 출세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눈치도 빨라야 한다. 칭찬하기는 어렵고, 남을 시기하기는 쉬운 것이다.
서로 가까운 사이에도 출세를 위하여 모함하고 시기하는 경우는 역사에 많이 나온다. 중국 전국시대에 병법을 같이 배우는 손빈과 방연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방연은 먼저 출사하여 위나라의 장군이 되었지만, 늘 가지고 있던 열등감 때문에 손빈을 모함해 무릎이 잘리게 하였다. 이후 손빈은 가까스로 위나라를 탈출한 뒤 제나라의 책사가 되어 위나라를 공격하면서 시기하고 모함을 일삼던 방연이 비참한 최후를 맞도록 하였다.
진시황제 시대에 친구인 이사에게 독살을 당한 ‘동양의 마키아벨리’ 한비도 그렇다. 상대를 모함하고 시기하기는 쉬워도, 칭찬하고 박수를 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공자도 너무나 걸물이어서 늘 경쟁자들로부터 암살의 위험을 겪어야 했다.
요즘 프로야구 코리안시리즈가 한창이다. 대구를 연고지로 한 삼성라이온즈와 인천을 연고지로 한 SK와이번스가 한국프로야구 2012년 지존의 자리를 두고 멋진 가을경기를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야구장에서 열린 코리안시리즈 1차전에서 1회에 홈런을 쳤던 삼성의 이승엽이 다시 나와 2루에 진루했을 때였다. 타석에 들어선 삼성의 타자가 안타성 타구를 쳤는데, 상대팀 중견수 김강민이 전력질주하여 멋진 다이빙 캐치를 하는 바람에 타자가 아웃되고 말았다. 그 타구가 안타가 되었더라면 이승엽이 홈으로 들어와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2루에 머물러야만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오히려 상대팀 김강민의 멋진 플레이에 박수를 쳤다. 그 모습이 그대로 TV에 방영되었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필자는 대구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우리는 늘 경쟁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승엽처럼 상대팀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도 박수를 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대봉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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