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미지급분 2017년까지 분할상환’ 제시
시교육청 “공문으로만 의견조율…일단 긍정적”
지연 지급 따른 이자 책임 등 분란 불씨는 여전
대구 혁신도시에 들어선 대구일과학고 건축비를 놓고 4년째 갈등을 빚어온 대구시교육청과 동구청이 이번엔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과 동구청은 최근 일과학고 건축비 상환 방법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합의 내용에 대해 양 기관간 해석 차이가 있는데다 이자 문제는 논의조차되지 않아 향후 분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12일 동구청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쯤 시교육청에 미지급된 일과학고 건축비 43억원을 내년부터 5년간 분할 상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며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상환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 계획대로 이행되도록 협조해 달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구청은 2009년 동구 각산동에 일과학고를 유치하면서 부지 매입비 81억7천여만원과 건축비 43억여원, 매년 학교운영비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동구청은 올해 부지매입비를 완납하고 매년 7천만원 상당의 학교운영비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2010년 12월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했던 건축비는 재정난 이유로 지금까지 지급하지 못해 대구시교육청과 갈등을 빚었다. 미지급된 건축비는 대구시교육청 예산에서 충당됐다.
동구청은 건축비를 10년 분할 상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이를 이행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소송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학고 건축비를 놓고 양 기관의 갈등이 극심해지자 동구청은 결자해지의 취지 아래 5년 분할 상환 방안을 제시했고, 대구시교육청은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공문을 통해 서로간 의견 조율을 한 것일 뿐 명확히 합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공문으로만 이행 의지를 확신할 수 없다. 연말 동구청의 내년도 예산에 건축비가 편성되는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일과학고 건축비 지연 지급에 따른 이자 납부를 어느 기관에서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점도 논쟁의 불씨다.
황순규 동구의원은 “무리한 지원을 약속한 집행부도 잘못이지만 대구시교육청이 구·군을 상대로 과도하게 유치경쟁을 유발한 점도 문제”라며 “약속을 했으니 지원을 안 할 수 없겠지만, 결국 주민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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