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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배신에 대한 가벼운 은유

2012-11-20
[문화산책] 배신에 대한 가벼운 은유

사람의 머리는 모두 28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에서 22개의 머리뼈가 뇌를 보호하며 눈·코·귀·입이 들어갈 공간을 마련해 준다. 머리뼈는 다시 뇌머리뼈, 얼굴뼈, 혀의 뼈, 귓속뼈로 나누어진다. 뇌머리뼈란 포유류의 뇌를 둘러싸는 머리뼈의 뒷부분을 의미하며 벌집뼈, 이마뼈, 뒤통수뼈, 마루뼈, 나비뼈, 관자뼈가 이에 속한다.

여기서 뒤통수뼈를 눈여겨보자. 뒤통수뼈는 머리의 뒤쪽 아랫부분을 감싸는 뼈다. 돌출된 부위가 있음은 다 아는 사실로, 여기를 단단한 물체로 가격하면 뇌진탕을 일으킨다. 뇌진탕은 뇌가 놀랐다고 하는 대수롭지 않은 수준에서 뇌출혈을 동반하는 고약한 정도까지 그 증세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종종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는 점에서 뒤통수를 때리는 행위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적인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 예견하였음에도 그 행위를 인정하고 용납하는 것을 미필적 고의라 하지 않는가. 그러니 배신을 일컬어 뒤통수를 때린다고 한 비유는 지당하다. 문자도 스스로 인정한다. 배반할 배(北)와 몸 육(肉), ‘배(背)’의 뜻에는 ‘죽다’가 엄연히 있다.

아이들이 자꾸 죽는다. 참담하게도 자살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중·고등학교에 다닐 나이인 15∼19세의 자살률은 2010년 기준으로 10.1명에 달한다. 이유가 무얼까. 뒤통수를 맞아서다. 치명적으로 당한 것이다. 누구에게? 바로 어른들에게.

1989년 11월20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고, 1991년 같은 날 우리나라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보자. 54개 조항을 일일이 열거할 것도 없다. 제19조는 ‘모든 아동은 폭력과 학대, 유기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며, 당사국 정부는 아동학대를 막고, 학대로 고통받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의 ‘쉽게 쓴 유엔아동권리협약’으로 옮기면 ‘아무도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해쳐서는 안 된다. 어른들은 우리가 매 맞거나 무관심 속에 내버려지게끔 놔두지 말고 우리를 보호해 줘야 한다. 우리의 부모님에게도 우리들을 해칠 권리가 없다’이다.

사랑한다고, 소중하다고, 그래 놓고는 매일 매시간 뒤통수를 때린다.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아이들을 탓할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아! 현실은 이러한데, 은유만이 가볍구나.

김진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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