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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 사는 모습을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에 비유하곤 한다. 모처럼 마음을 내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가거나, 가족과 소풍을 다녀와도 집에 돌아오면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강조하는 말인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사는 게 별 재미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다. 매일 똑같은 스케줄이 반복되니까 사는 재미가 덜한 모양이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볼거리, 먹을거리, 입을거리가 풍족한 세상에 살면서 왜 재미가 없다는 걸까.
우리 삶에는 특별한 일보다 평범한 일이 더 많다. 출퇴근길 만원버스 기다리기, 은행에서 순번표를 뽑아 기다리는 일,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기다리기, 지하철역에서 열차 기다리기 등…. 이런 일상의 반복이 더 많은 게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 사실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낸다면 일상이 새롭게 느껴질 까닭이 없다.
지루한 일상을 즐겁고 값지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베트남의 유명한 선승인 틱낫한은 ‘삶에서 깨어나기’란 책을 통해 필자에게도 지겨운(?) 설거지를 즐기는 방법을 설파한다.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에는 설거지만 해야 합니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에는 자신이 설거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하게 깨닫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나의 호흡을 따르면서 내가 이곳에 있음을 의식하고, 내 생각과 행위를 의식하면서 완전하게 나 자신이 돼 있는 것입니다.”
스님은 설거지를 하는 동안 그릇들을 골칫거리인 양 서둘러 대강대강 씻어 버린다면 ‘설거지를 위해 설거지를 하는 것’이 아니며, 그릇을 씻는 동안 살아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곳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운 현실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매 순간순간을 의식하면서 사는 법을 알면 일상의 지루함은 사라진다. 사실 살아 숨 쉬는 것만으로도 우리 일상은 경이롭다. 지금 당장 숨을 잠깐 멈춰보라. 공기의 달콤함과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매일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라. 찬란한 빛의 향연이 참으로 황홀하게 펼쳐진다. 평범한 일상은 결코 없다. 먹고, 자고, 일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그곳에 있음을 의식하고, 즐겨보라. 온전히 그 순간을 의식하면서 사는 것, 그게 지루한 일상을 즐기는 비법이다.
문영숙 <햇님달님 천연염색공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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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루한 일상은 없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12/20121206.01018072304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