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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알칼리성. 98.55%의 수분. 나머지는 약간의 염류와 약간의 단백질. 약간의 염류라 함은 나트륨, 칼륨 같은 것. (나트륨의 원소기호는 Na, 칼륨의 원소기호는 K) 약간의 단백질이라 함은 알부민, 글로불린 같은 것. (세포의 기초물질을 구성하는 단순단백질) 그리고 지방과 기타 등.
이는 모두 눈물의 성분이다. 면역에 관계하는 물질들로, 나름의 일정한 비율을 유지하며 ‘눈 보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소량이어도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닌 것이 최근 들어 어떤 종류의 눈물 성분은 난치병을 상대하도록 집중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락토페린이라는 성분은 암 치료제로, 리소자임과 리보뉴클레아제라는 성분은 에이즈 치료제로서다.
눈물에 대한 담론은 동서와 고금, 소설과 철학까지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그중에는 ‘여자의 눈물은 무기’라는 부당한 명제도 끼어 있다. 남자의 눈물이 미치는 파급력에 비하면 여자의 눈물은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다. 또 대단히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가진 존재도 있으니, 바로 나방과 악어다.
먼저 나방. 마다가스카르에 산다는 한 나방은 눈물 도둑이다. 말 그대로 남의 눈물을 훔치는데, 이유는 눈물 속에 들어있는 염분 때문이라고 한다. 잠든 새의 눈꺼풀 사이로 대롱 모양의 입을 슬쩍 집어넣어 빨아 마신다고 하니 드라큘라가 형님이라며 울고 가겠다.
다음은 악어. 고대 서양전설에 나오는 이집트 나일강의 악어는 식인동물이다. 그런데 고약하게도 사람을 잡아먹고 나선 꼭 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그 유명한 ‘악어의 눈물’이다. 교활한 위선자나 위정자가 거짓으로 흘리는 눈물이나, 강자가 약자 앞에서 그를 위해주는 척 일부러 흘리는 동정의 눈물 말이다. 실제로도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린다. 물론 이는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보충시키기 위한 행동이다.
아무튼 눈물은 흘려야 한다. 염분 때문이다. 흘리지 않으면 고일 테고, 그러면 가슴에 녹이 슬지 않겠는가. 그러니 기회가 있을 적마다 참지 말고 흘리는 것이 좋겠다. 기왕이면 진심으로 마음껏. 말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방을 악어에게 데려다 주면 어떨까. '
김진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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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눈물에 대한 가벼운 은유](https://www.yeongnam.com/mnt/file/201212/20121225.01022073254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