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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년 6월16일에 두 사람이 함께 맹세해 기록한다. 하느님 앞에 맹세한다. 지금부터 3년 이후에 충도(忠道)를 집지하고 허물이 없기를 맹세한다. 만일, 이 서약을 어기면 하느님께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맹세한다. 만일, 나라가 편안하지 않고 크게 세상이 어지러워지면 모름지기 충도를 행할 것을 맹세한다. 또한, 따로 앞서 신미년 7월22일에 크게 맹세하였다. 즉, 시(詩)·상서(尙書)·예기(禮記)·전(左傳 혹은 春秋傳의 어느 하나일 것으로 짐작됨)을 차례로 습득하기를 맹세하되 3년으로 하였다.”
신라 시대 유물로 보물 1411호로 지정되어 있는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에 새겨진 글귀 내용이다. 제작 연대는 552년(진흥왕)이나 612년(진평왕) 등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정확한 시대가 언제든 이 유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공부 계획이자 독서 계획이다. 3년 동안 유교 경서 4종을 철저하게 익히겠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책이라는 것 자체가 귀했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책뿐만 아니라 너무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보량이 너무 많아 이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고, 허위·과대 정보로 인해 사회생활이 불안정해지는 현상 때문에 정보공해라고도 말한다.
지난해 도서관에서는 ‘책으로 하나 되는 가족독서여행’ 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이는 3인 이상의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데,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각 50권 이상의 독서량을 달성해야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27가족 83명이 참가하였는데 그중 12가족 37명이 완독한 결과가 나왔다. 201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보면 성인의 독서량은 연간 평균 14.8권, 학생은 29권인데 비하면 정말 열심히 책을 읽은 결과로 보인다.
우리는 평생 책 읽을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그 한정된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좋은 책을 많이 읽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서계획이다. 각자의 관심분야에 따라서 어느 하나의 주제를 정해 집중 독서를 한다면 그 주제에 관해 넓고 깊은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가 한 사람을 정해서 그 작가의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쭉 읽어본다면 그 작가의 작품세계에 정통하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도서관을 적극 활용, 좋은 독서계획을 세워서 풍성한 정신적 지주를 갖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백희순 <대구시립수성도서관 열람봉사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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