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나를 본다. 더불어 가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나도 본다.
최근에 이러한 나를 다시 보게 된 것은 ‘고맙습니다’를 외치면서였다. 진심에서 나오는 말도 있고 그냥 단어라는 소리를 진동이라는 형태로 다른 이의 귀에 들어갈 수 있게 전달할 때도 있다.
며칠 전 일이다. 학생들과 프로그램을 하고난 뒤 모두에게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다른 선생님께서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셨다. 학생들은 모두 ‘감사합니다’로 답했다. 그 중 한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왜 선생님은 ‘고맙습니다’라고 해요? 모두들 ‘감사합니다’라고 하는데. 예의없이. ‘감사합니다’가 더 큰 인사잖아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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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아는 척을 해댔다. “‘감사합니다’는 일본식 한자 표기어이고, ‘고맙습니다’가 우리말이야. 그리고 더 큰 인사가 아니야. 우리말이 더 좋은거지.”
그러자 그 친구는 “진짜요”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난 뒤 혹시나 내가 잘못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맙다’라는 말을 찾고 싶어졌다.
실은 ‘고맙다’라는 말은 ‘존귀하다, 존경하다’는 뜻을 지닌 말로 ‘신과 같이 거룩하고 존귀하다, 신을 대하듯 존경하다’는 뜻을 지닌 말이라고 한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은혜를 베푼 상대방을) 참으로 신과 같이 거룩하고 존귀하게 생각합니다’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이 이 귀한 말의 뜻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이렇게 귀한 말을 귀한 말인지 모르고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고맙습니다’가 나에겐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문득 이 글을 쓰며 ‘이 귀한 말을 나는 나에게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스친다. 나 스스로의 존귀함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그렇게 지낸다면, 다른 이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스스로에게도 그 고마움을 표현한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그 고마움을 표현하며 지내고 있을까. 아니면 스스로 그 귀함을 인정하는 것이 민망하다거나 잘난 척하는 것이라 오해하며 숨기려하고 있지는 않을까. 매일 하루에 다섯가지씩 만이라도 스스로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현한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이미은 <연극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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