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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자료 보존의 가치

2013-02-22

내가 초임발령을 받았던 도서관은 서울 종로도서관으로 1920년에 개관한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었다. 아직은 도서관 업무에 미숙했던 그때,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서고에 있는 오래된 책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진 곳으로 꺼내 말리고 먼지를 제거했던 작업이다. 그때는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포쇄 또는 폭서작업이라는 것이었다. 폭서는 책을 거풍(擧風:바람을 쐬는 것)시켜서 습기를 제거하여 부식 및 충해를 방지함으로써 서적을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서부도서관에는 2002년에 개설한 향토문학관이라는 의미 있는 자료실이 있다. 대구·경북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 수집해 놓은 향토문학관에는 도서는 물론 육필원고, 동인지, 사진자료, 애장품 등이 있다. 내가 이곳에 근무할 때 그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수집 보존하는 일은 지역 공공도서관이 해야 할 책임이라는 것을 느꼈다.

대구·경북지역에는 걸출한 문인이 많다. 이상화, 백기만, 이장희, 현진건, 조지훈, 박목월, 김동리, 오일도, 이호우, 이육사 등. 이런 작가들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빠짐없이 수집 보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것들이 후대에 물려줄 귀중한 유산이라는 것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년에 전주한옥마을 투어를 했다. 경기전 안에 전주사고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현재 유일하게 ‘조선왕조실록’이 남아 있다. 임진왜란으로 다른 사고의 실록이 모두 소실되었지만, 전주사고의 실록은 경기전 참봉 오희길과 유신, 수직유생(守直儒生) 안의와 손홍록이 내장산으로 옮겨 보관함으로써 지켜낼 수 있었다고 한다.

올해 대구 공공도서관에는 숙원사업이던 공동보존서고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는 대구시내 9개 공공도서관의 오래된 자료 중 보존가치가 있는 자료를 한곳에 모아 보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자칫 없어지기 쉬운 자료들이 이를 계기로 잘 보존되어 나가길 바란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도서관의 자료 보존을 위한 노력이 후대에 올바른 역사를 물려주는 초석이 될 것이다.

백희순 <대구시립수성도서관 열람봉사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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