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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자 노린 자해공갈단 기승

2013-03-18

대구 심야 유흥가 음주 의심車에 슬쩍 부딪쳐 돈 뜯어
최근 어린이까지 동원…3년간 경찰 적발 ‘0’ 무법천지

음주운전자 노린 자해공갈단 기승

지난 6일 오전 1시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주점 밀집지역. 대리운전기사 박모씨(42)가 차량을 출발하는 순간, 한 남성의 손목이 사이드미러에 부딪혔다. 놀란 박씨가 차에서 내렸고 그 남성은 다짜고짜 ‘음주운전 아니냐’며 보상부터 요구했다. 이에 박씨가 대리운전 기사라고 밝히자 이 남성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황급하게 자리를 떴다.

회사원 노모씨(30)는 최근 대구시 중구 동성로의 한 술집에서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20만원을 날렸다. 노씨의 차량이 움직이자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났고, 남성은 길에 주저앉은 채 발목을 다쳤다며 소란을 피웠기 때문이다. 노씨는 “자해공갈이 의심됐지만 술을 마신 상태여서 돈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대구시내 유흥가에서 음주운전자를 표적으로 한 자해공갈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해공갈단은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차량에 신체를 살짝 부딪친 뒤, 금품을 뜯어내는 속칭 ‘손목치기’ 수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자해공갈단의 범행은 대리운전기사 사이에선 널리 알려져 있다. 대구의 한 대리운전업체는 지난 연말부터 자해공갈단에 당할 뻔했다는 대리운전기사가 일주일에 2~3명씩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어린 아이까지 동원한 자해공갈단이 등장했다. 이들은 아이와 손을 잡고 걸어가다 아이를 차량에 부딪치게 하고 현장에서 금품을 요구하고 있다.

대리운전기사 김모씨(39)는 “아이가 다쳤다고 하길래 처음엔 아무런 의심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리운전기사라고 말하자 ‘재수없다’며 그냥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자해공갈단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자해공갈단은 주로 음주차량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음주운전이라는 약점을 잡고 쉽게 돈을 뜯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 입장에선 자해공갈이 의심되더라도 술을 마신 상태여서 돈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찰력은 미치지 않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서 2010년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자해공갈범을 적발한 사례는 없다.

대구 경찰은 “구체적인 첩보를 입수해 범행 다발 지역을 중심으로 경찰력을 집중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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