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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는 몸에 병이 왔다는 적신호

2013-03-19

■ 계명대 동산병원 조용원 교수가 전하는 수면장애 원인과 치료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 ‘불면증’
아침에 일어나도 피곤하면 의심을
만성일 땐 기억·집중력 저하 불러

수면장애는 몸에 병이 왔다는 적신호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 교수가 최근 수면장애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산병원 제공>

‘잠이 보약’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현대의학에서도 잠은 신체적·정신적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은 우리 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뇌를 쉬게 함으로써 피로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휴식활동이다.

따라서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수면장애가 생겼다는 것은 몸에 병이 왔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불면증이란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쉽게 깨고, 잠을 자도 원기 회복이 되지 않는 증상을 가리킨다. 조용원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센터 교수(신경과)로부터 건강한 잠과 수면장애의 원인 등에 대해 들어본다.


수면장애는 몸에 병이 왔다는 적신호

◆건강은 건강한 잠부터

조 교수는 “요즘 현대인은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갖는다”면서 “수면에 장애가 오면 나머지 생활도 정상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몸은 잠을 자는 동안 신체나 정신의 피로를 회복한다. 또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뇌의 발달과 세포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밖에 기억력을 높이거나 감정을 순화하는 것도 잠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많은 시간을 자도 피곤하다고 하는 반면, 몇 시간 자지 않아도 활기차게 생활하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 수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조 교수는 이에 대해 “수면의 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잠은 비렘수면(꿈을 꾸지 않는 잠)과 렘수면(꿈을 꾸는 잠)이 반복하고, 또 비렘수면도 1~2단계의 얕은 잠과 3~4단계의 깊은 잠으로 반복한다. 즉 깊은 잠에 빠져드는 시간이 피로회복과 신체 성장에 중요한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때인 것이다.

문제는 보통 사람의 경우 깊은 잠이 전체 수면의 10~15% 정도 돼야 하는데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깊은 잠이 없어 수면의 질이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많은 시간을 자도 피곤하다.

조 교수는 성장기 아이의 수면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말을 전했다. “많은 수험생이 ‘잠을 적게 자는 방법은 없나요’ ‘며칠간 밤을 새워 공부하는 방법은 없나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이는 잠이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잠을 자지 않고는 낮에 공부한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삶의 질도 하락

조 교수는 “수면장애라는 질환을 사회적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성 불면증으로 인해 기억력이나 집중력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면장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수면장애는 크게 밤에 잠을 못 자거나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많이 졸리는 경우, 잠을 자는 동안 나타나는 이상행동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 4명 중 1명은 불면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교수는 “밤에 자주 깨어날 때, 아침에 일어나도 피로하거나 낮에 자주 졸릴 때는 수면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요란한 코골이를 특징으로 하며, 10초 이상 숨을 멈추는 일이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는 질환이다. 낮에는 과도하게 졸려 자기도 모르게 갑자기 잠에 빠지지만, 밤에는 자주 깨어나 연속적인 수면을 취할 수 없는 기면증도 수면장애의 일종이다.



◆하지불안증후군

최근 수면장애 질병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이 바로 하지불안증후군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다리가 불편하거나 고통을 느끼면서 다리를 움직이려는 강한 충동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낮 시간이나 움직일 때는 괜찮다가도 저녁이나 밤 시간에 증상이 심해진다는 점이 이 질환만의 특징이다.

주로 앉아있거나 누워있을 때 증상이 나타나고, 다리를 움직여주면 일시적으로 완화된다. 때문에 밤의 수면을 방해하고, 낮 시간의 일상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삶의 질은 만성 내과적 질환인 당뇨병 혹은 고혈압군보다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조 교수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질환 보유자가 300만명에 달하는데, 이 중 70% 이상이 수면장애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도 5.8%라는 높은 유병률(인구 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에도 치료 비율은 전체 환자의 13%에 불과했다. 이는 많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병 자체를 몰라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정형외과를 전전하다 병이 악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조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 중 철분결핍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데 착안해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의 의료진과 함께 철분주사제를 이용한 치료 효과를 연구한 것이다.

조 교수는 “수면장애 분야는 국내에서 드물게 환자가 서울에서 대구로 찾아오는 분야다. 동산병원의 수면 클리닉은 시설이나 의료진 수준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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