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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군대를 전역하고 얼마 되지 않아 대학교 친구와 함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이탈리아 등 장장 31일간 ‘클래식 배낭 여행기’라는 나름의 주제를 가지고 여행을 했다. 지금 나에게 ‘유럽에는 무엇이 가장 인상적인가’라고 묻는다면 지체 없이 클래식과 맥주라고 대답할 것이다.
유럽의 문화는 실로 존경할 만했다. 어느 도시든 행위예술가와 거리음악가들이 넘쳐나고, 낮에는 커피와 밤에는 맥주, 때론 오케스트라로 혹은 야외 오페라로 날마다 축제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대구시도 이런 것을 꿈꾸며 ‘왈츠로 행복한 도시’라는 사업을 시행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요건으로 유럽과 우리나라는 정서적, 환경적으로 큰 문화차이가 있다. 결국 서양음악이 우리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 국민적으로 붐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생각이 바뀌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두 가지 요인이 생각을 전환시켰다. 첫째는 K-POP 장르의 성장이다. 아시아를 강타하던 한류 음악은 이제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확장했다. 바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다. 병역비리, B급 문화로 비난을 받았던 그는 최근 신곡 음반까지 내면서 K-POP 신드롬을 일구고 있다.
둘째는 엘 시스테마로 길러진 베네수엘라의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이다. 최근 영국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열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클래식 분야의 핫 아이콘으로 큰 화제를 뿌리고 있다. 실로 문화의 힘은 대단하다 할 수 있다. 이들이 팝과 클래식의 본 고장을 넘어선 것은 ‘음악에는 국경도 없다’는 말을 우리에게 현실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을 시장처럼 늘어놓는 형식을 통해 참여자 통계를 내는 일회성 서비스 방식으로는 관심을 끌기 힘들어졌다. K-POP과 엘 시스테마의 성공은 엄격한 무대와 격식의 서양식 구조를 탈피하여 그 나라의 문화와 즐거움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분명한 건 문화예술이라는 것은 언제든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매력을 범국민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지훈 <대구MBC 교향악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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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예술, 그 오묘한 매력](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4/20130418.0101807263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