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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코지의 제주해양박물관이라 불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쿠아플라넷은 휘닉스 아일랜드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멀리서 보기에는 그저 그런 평범한 건물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 볼수록 명성에 걸맞은 규모의 건물로, 해양의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수조에는 또 그것에 어울리는 희귀한 각종 어류가 최상의 즐거움과 경이를 제공해 준다. 그러면서 해양생물의 소중함을 공유하고, 이를 지키고 보전하는 데도 부족함이 없다.
아쿠아플라넷의 큰 볼거리는 공연장 오션아레나에서 펼쳐지는 돌고래쇼와 바다코끼리의 익살, 그리고 동유럽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급 출신의 미녀 6명이 펼쳐 보이는 화려한 수중쇼다. 그러나 더한 볼거리는 수직 9m나 되는 대형수조 안에서 2명의 해녀가 직접 해산물을 채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물질’이다.
해녀의 물질이 시작되기 전, 우측의 대형 스크린에는 왜 제주도의 해녀가 신체적 우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 번 잠수에 2∼3분을 너끈히 견뎌낼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뜬다. 그것은 차가운 겨울바다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그녀들에게 운명처럼 지워진 가족부양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녀들이 마치 생의 한인 것처럼 수면 위로 나오자마자 박의 속을 파내고 만든 테왁을 끌어안으면서 긴 숨비소리를 날카롭게 내는 것은 그저 참았던 호흡을 내쉬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생존의 현상을 스스로와 주변에 알리는 방법으로서의 하나가 아닐까. 바다로 나간 채 그때까지 소식이 없는 아비와 남편을 대신해서 가족의 ‘입’을 거두어야 하는 그 무거운 짐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것의 밑바닥에는 강한 모성애가 있어서다.
2인 1조로 아쿠아플라넷에서 10분가량의 물질을 번갈아가며 시연해 보이는 해녀 16명은 서귀포에서 살고 있다는데 연령도 상당하여 대부분이 70대다. 수당도 많지 않다고 한다. 예전과 달리 해녀 도 차츰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혼자 나서는 물질을 금하고 있지만 매년 10명가량이 사고를 당한다.
제주는 물론 통영, 거제 같은 그리고 동해안 곳곳의 방파제 혹은 등대 주변 등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해녀들의 속살을 아쿠아플라넷은 실감나게 보여준다.
이수남 <국제펜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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