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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관계

2013-05-13

내 화실 가까이에 교회와 절이 있다. 가끔 늦게까지 그림 그리고 화실에서 잠을 자고 어두컴컴한 새벽을 맞이할 때가 있다. 새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창문을 열면 단정하고 나즈막한 절이 보이고, 그 옆에 교회의 높이 솟은 십자가가 절을 내려다보듯 자리하고 있다.

어느 날, 아침을 깨우는 불경 읽는 소리와 교회의 찬송 소리를 함께 들은 적이 있다.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같은 업종의 가게가 모여 옷가게 타운 등을 이루는 경우는 있지만, 소비층이 한정된 지역에서는 같은 업종의 가게를 차리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모습에 익숙한 나로서는 절과 교회가 이렇게 몇 m를 두고 있는 경우를 처음 보기에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 둘은 흔히 형식, 즉 겉모습으로만 본다면 동질감을 느끼기보다는 이질감을 느끼고 나아가 서로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배타심에서 유발되는 선입견에서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지 못한 종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종교가 선을 추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볼 때, 절과 교회 역시 하나의 관계를 형성할 수는 없을까?

우리는 살면서 보편적이지 않고 특별하게 생각되는 관계를 종종 본다. 나는 꾸밈없이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경악하리만큼 신기한 장면을 봤다. 표범이 원숭이 새끼를 돌보는 장면, 사자가 초식동물 가젤을 돌보는 장면 등을 보면서 또 다른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약육강식의 세계지만 그들에게도 인간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과 사랑이 존재하지 않을까?

우리가 각기 다른 사랑을 할 때도 완벽하게 갖춘 사람끼리의 관계와 부족함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 중 어떤 관계가 더 의미를 더하고 아름다운 만남의 관계가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보잘것없는 돌을 통해서 아름다운 조각품이 되는 것을 보고 짐작할 수 있다. 미술에서도 색의 대비, 즉 관계를 통해 역할을 배우는데 서로의 색이 반대의 성분을 지니고 있을 때, 서로의 관계가 돋보이게 된다. 동양철학의 ‘음양오행’은 서로 상생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상극의 관계인데 이것들이 어우러지면서 조화롭게 된다. 그러기에 모든 것이 관계없이 존재할 수 없고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안창표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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