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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에코랜드와 풍차

2013-05-15

북제주 조천읍에 있는 생태공원 ‘에코랜드’를 보곤 처음엔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향이 연출되는 그런 곳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숲의 기차’를 타면서 에코는 부딪혀 되돌아오는 소리나 메아리, 그리고 슬픈 사연이 있는 숲의 요정만이 아니란 생각을 했다. 신비의 숲 곶자왈의 생태계를 볼드윈 기관차로 돌아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베풀어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곶자왈은 제주도의 화산활동으로 유속이 느린 용암이 식으면서 여러 조각의 암괴로 요철지형이 되고만 이 곳을 말하는 제주방언이다. 그런 척박한 땅에 그래도 이끼를 비롯한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식물들이 독특한 숲을 만들었다. 그 숲 99만㎡(30만평)를 기차로 지나가면서 그 숲속을 가까이서 살펴보는 원시적인 낭만과 설렘이 없지 않다.

이 아름다운 에코랜드에는 메인역을 포함해 모두 5개의 역이 있다. 홍콩 디즈니랜드의 기차를 제작한 영국의 기술, 그것도 수제품으로 제작된 꼬마 기차에 오르는 순간, 여행의 멋과 추억을 되살려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덜컹거리며 느리게 달리는 기관차 블루레이크는 서해의 무한으로 트인 개펄을 차창으로 보면서 지나가게 되는 수인선의 협궤열차를 떠올리게 한다.

제일 먼저 정차하게 되는 곳은 에코브리지역이다. 6만3천여㎡(2만여평)에 달한다는 아름다운 호수가 압권이다. 바람이 모자를 날려버릴 정도로 세차게 불지만 그러나 차갑지가 않다. 300여m의 아기자기한 재미까지 있는 수상 테크 위를 걷는 것도 여기서 누릴 수 있는 축복이다. 수상카페에 앉아서 잠시 남국의 정취를 본다.

세 번째 역으로 간다. 그러자 풍차가 나타난다. 흰 원주형에 날개를 달고 고깔을 얹은 형용이다. 계단으로 내부를 올라가 본다. 거대한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고 뽑아낸 물길이 세차게 소리내면서 흘러가는 풍차의 기능을 재현해 보이고 있다. 그 앞에 그리 크지 않은 동상이 하나 있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돈키호테의 기마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산초는 보이지 않고 빈 당나귀만 서있다.

여행객들은, 특히 어린아이를 동반한 어머니들은 산초의 당나귀에 아이를 태우고는 사진촬영에 한창이다. 잠시이기는 하지만 사라진 산초가 에코랜드를 방문한 여행객에게 명작의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기회를 준다. 곶자왈의 호수는 이래저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수남 <국제펜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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