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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나, 너, 우리

2013-07-03
[문화산책] 나, 너, 우리

1994년 여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한 방에 모여 유학생들이 한국-스페인전 월드컵경기를 보고 있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우리 팀을 응원하며, 그날만큼 친해본 적이 없었다. 서로 견제하며 각자의 생활을 해 나가던 사람들이 ‘우리’가 된 것이다.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그 방의 동료들이 그리워진다.

이상하게 대구를 떠나면 우리 지역 사람들이 그렇게도 반갑고 살갑게 느껴진다. 서울서 연주가 있으면 대구출신의 스태프나 연주자들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괜히 먹을 것 하나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랄까.

나이를 먹고 보니 어릴 적 우리 동네 친구부터 같은 초·중·고, 대학까지 인연들이 점점 많아진다. 가끔씩은 특별한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와의 인연 찾기에 급급한 나를 발견하곤 한다. 내가 너무 촌스러운 건가. 어쩌면 이 촌스러운 인연 만들기 습관은 외동딸로 커온 내 마음속 외로움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지만 함께여서 행복하고, 안도하는 마음은 나만의 감정은 아니리라.

이제 막 중학생이 된 딸도 외동딸이다. 미안한 마음인데, 이 녀석도 얼마나 같은 유치원, 초등학교 출신의 친구들에게 집착하는지 모른다. 새 친구들을 받아들이기에 익숙지 못한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지만, 이제까지의 인연에 매달리는 유전적 습성에 씨익 웃음이 나기도 한다.

어릴 적 형제가 없던 내게 사촌형제들이 가장 가까운 또래였는데, 난 친구들에게 내 언니, 동생으로 그들을 소개하곤 했다. 그러면 경우 바른 내 사촌들은 굳이 촌수까지 소개하며 관계를 확실히 밝혀줘 어린 나를 섭섭하게 만들곤 했다.

‘우리’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방과 자신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동질감을 느낄 때 성립하는 관계’라 한다. 사실 많은 이들과 동질감을 느끼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빨리 만들어가는 건 훈련하면 습득되는 감정이 아닐까. 우리라는 단어 안에는 양보와 사랑, 화합, 한없는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외지에 나가서야 동향사람 찾지 말고,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곁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라 생각하면 더 행복한 내가 될 것 같다. 나만을 위한, 너만을 위한 것이 아닌 나, 너를 합친 우리를 위하여! 현관문을 열고 처음 만날 옆집 아주머니께 더 활짝 웃으며 인사를 건네 봐야겠다.

이수경 <소프라노·대구가톨릭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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