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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 앞에 술잔이 놓여 있다. 그 안에 술이 반 정도 차 있는데, 사람에 따라선 그 술잔에 술이 벌써 반밖에 안 남았을 수도 있고 혹은 반이나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흔히 주어진 환경에서 낙관적인 또는 비관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생각에 따라 기분도 좌우되고 심지어 하는 일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사실 술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고 느끼거나 반이나 남아 보이는 것은, 그 순간 술잔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다. 이처럼 사람 마음이란 참으로 쉽게 바뀌고 변하기에 우리 스스로가 휘말려서는 안 되는 것이거늘, 나약한 우리 인간은 변덕스러운 마음에 쉽게 흔들려 같은 술잔을 보고도 날마다 다른 생각으로 가슴앓이를 한다. 오히려 너무나도 기분 좋은 날에 술을 마시다가 바라본 술잔은, 어느새 반밖에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즐거운 들뜬 기분으로 녹아들면서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기까지 하니, 이 술잔의 문제는 우리 마음에 달린 것이며 여기선 옳고 그름이란 게 있을 수가 없다.
인생이란 긴 여정 동안 좋은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자연히 있기 마련이다. 우리 마음 또한 이에 따라 변덕을 부리기에, 우리에게 있어서 인생은 참으로 아름다운 행복한 여행처럼, 또는 죽지 못해 사는 힘든 나날들로 다가오기도 한다. 다시 말해서 삶의 무수히 많은 일 못지않게 우리 마음이란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마음이란 변수를 무시한 채 일어나는 일들의 인과관계만을 규명하려는 데서 낙관주의가 때로는 모순을 드러내기도 한다.
삶을 살아가는 주체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사람은 기계와 달리 마음이라는 예측불허의 요소를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사람 마음이란 것은 때론 높이 들뜨기도 하고 때론 저 아래 깊이 가라앉아 치유될 줄 모른 채 변덕을 부리기도 한다. 세상 모든 일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인과론적인 방식이 아닌, 살아가면서 어떤 일들이 닥치든 간에 스스로의 마음을 컨트롤하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맞춰가면서 이 복잡한 세상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 방식도 좋지만,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을 때 발전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최옥영 <화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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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낙관주의](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7/20130715.0102107395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