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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입시 전쟁

2013-07-22
[문화산책] 입시 전쟁

조선시대에도 권문세가의 자손들은 개인 과외나 사설 학당에서 과거시험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아들을 출세시키는 걸 존재로 삼는 자궁가족이라는 조선시대의 구조가 현대 한국의 입시 전쟁을 방불케하는 근원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00년대 들어서는 대치동이 ‘학원 1번가’로 등장했으며, 기러기 아빠 신드롬, 원정 출산 붐, 어린 죽음, 고교등급제 파문, 학원 공화국 등 한국교육 역사의 굵직한 기록을 남긴 일들이 잇따랐다. 모든 입시율은 반드시 상대적이다. 즉 남을 제치고 내가 이겨야 산다는 의미다. 영재학교에서 최고로 완벽한 유토피아를 이뤄낸 명인 크네히트(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소설의 주인공)는 “도달하고 성취하는 것도 생성과 변화를 계속할 능력을 잃게 되면, 사멸을 선고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 안에는 질서와 규범이라는 근본사상과 정신적 가치가 들어있기도 하다. 더욱이 고매하게 학문을 추구하는 한국의 인류대학이라는 상아탑이 가문의 영광과 출세를 위한 무한경쟁 체제로 바뀌는 현실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부터 동네마다 텅빈 놀이터를 흔히 볼 수 있다. 놀이터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아이 없는 놀이터는 미래의 사회질서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양반 증명서, 진정한 엘리트 의식은 그 시기, 그곳에서부터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교육도 주체성이 있어야 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교육은 어리석은 행위며 비효율적이다.

요즘 가정에서 어머니의 생활계획표는 아이의 생활시간표와 병행한다고 한다. 아이의 방과 후 학원계획은 가혹하기까지 하다. 어린 아이들은 모국어의 정체성을 잃다시피 영어 신드롬에 빠져 시간적, 경제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나도 자녀를 대학에 보낸 어머니다. 그 때 역시 고교자율학습이라는 시교육정책에 의해 등·하교 때는 하늘에 별진 날이 없는 과도기였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꿈과 이상과 열정이 있었기에 세상을 긍정하며 밝은 쪽으로 향하는 마음은 가득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간으로 돌아가 엄마로서의 정체성과 향수를 잠시 더듬어 본다.

최옥영 <화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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