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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비움과 나눔

2013-08-05
[문화산책] 비움과 나눔
최옥영 <화가·시인>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는 어릴 때 독서광이었다. 그의 성공 비결에 대해 스스로는 “내 곁에 숨쉬고 있는 저토록 수많은 책이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아이에게 “컴퓨터를 만지기 시작하는 것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시작하라고 했다”는데, 평범한 내 생각으로서는 참 아이러니하다. 그의 수많은 양서는 은퇴(2008년) 후 마을도서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책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물품화폐이며, 좋은 책에는 반드시 맑고 청정한 기운이 넘쳐 흐른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양서는 인생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모든 사람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최고의 무기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한 친구가 점심을 사겠다고 했다. 이유는 2년 전에 결혼한 아들이 개발한 게임종목이 주식상장되어 순식간에 8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으로부터 축하의 여운도 채 가시기 전에, 행운의 여신은 아들의 순수했던 청운의 꿈을 부동산의 늪으로 추락시켜버렸다. 갑작스러운 거대한 행운을 접하기에는 너무도 젊은 나이였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더욱이 청춘의 피가 끓는 그에게는 어쩌면 8억원보다 봄바람을 불어넣는 꿈과 이상이 살아가는데 무한한 가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은 “우리는 흔히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텅 비우려고 하지 않는다. 그 여백의 아름다움은 단순과 간소에 있다”고 했다.

캔버스를 꽉 채운 그림도 여백에 따라 뉘앙스가 다르다는 것을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느낀 바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 화가는 점 하나를 남기고 완성된 캔버스를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처럼 단순하고 텅 빈 공(空)의 세계는 작가의 감각과 영혼으로 충만한 경지일 것이다.

이 비움에서 또 나눔이 나온다. 카네기, 테레사, 빌 게이츠 등을 비롯해 인간사에 길이 이름을 빛낸 사람들은 중국의 선승(禪僧) 포대 화상처럼 천진난만한 동심으로 사람에게 마음의 평화를 나누어줬다. 그것이야말로 증여 본능이다. 오늘날처럼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혼탁한 현실 속에서 더욱 빛나는 것이 비움이고 곧 나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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