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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문인협회 만해축전 행사에 참여했다. 시인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 어두운 사회를 위해 어떤 시를 써야하는가 곰곰 생각하게 하는 행사였다.
“님은 갔습니다/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님의 침묵’이란 시의 만해 한용운 스님은 일제강점기 독립선언문에 참여한 33인 중 끝까지 친일로 돌아서지 않고 자주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이다. 그분을 기리기 위해 전국 시인들이 모여 축제의 불꽃 터트린다. 어제는 광복절이었다. 이맘때면 목 놓아 만세를 부르던 그 기쁨 잊어버리지 않으려 친구들과 계곡으로 물놀이 가시던 돌아가신 시아버님 생각이 난다. 삼대독자로 징용되었는데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 히로시마에 가려고 차를 기다리다가 바닷물로 뛰어드셨다. 생전에 원폭피해자들의 보상을 위해 NHK방송에서 인터뷰도 하시고 많은 노력을 하셨기에 지금 그분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 것 같아 다행이다.
대한민국 문화와 역사를 논할 때 불교를 빼놓을 수 있을까? 문인 중엔 스님이 많이 있지만 특히 불국사 성타스님은 수필로, 동화사 성문스님은 신춘문예 시로 등단하셨다고 한다. 또한 반월당에 있는 보현사가 독립운동의 산실이었다고 문경현 사학자가 밝히고 있어 곧 사적비도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주지 지우 스님은 시도 쓰지만 부처님의 시와 시인들의 시로 법문을 하고 계신다. 시가 곧 깨달음이라며 법당 계단에, 마당에 벚나무나 연못 대신 현대불교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 회원들의 시화전을 계속하고 있다.
얼마 전 팝핀현준의 무대를 보았다. 볼품없는 자그마한 체구가 작은 의자를 끌고 춤을 추는데 눈시울을 적시면서 ‘아, 저것이 인생이다’하고 느낀 바 있어 ‘인생’이란 시 한편 써 보았다.
“의자 하나 끌고 가려다/죄인처럼 의자에 끌려 다닌다/어린 엉덩이 하나 걸칠 수 없는/작은 의자/평생토록/ 마음 편히 앉아보지 못한 채”
시는 내면 성찰로 창조를 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지금 전력난이라는데 글을 쓰거나 어느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에어컨 켜지 않고도 잘 견딜 수 있다. 방학 때 자인장에서 고운 천을 떠다주던 부모님이 생각난다. 각자 마음대로 옷을 만들었다. 서툴지만 ‘미싱’을 돌리며 사상계 속 함석헌을 읽으며 땀투성이의 세상을 훔쳐보기도 했다.
정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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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만세! 그 시절](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8/20130816.01018072121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