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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성악가> |
오페라 ‘나비부인’은 푸치니 작곡으로 일본 주재 미국 해군과 게이샤 출신 현지처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904년 스칼라에서 초연 후,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김자경 오페라단이, 일본은 그보다 앞선 1914년에 도쿄에서 초연했다. 일본에 가보지 못한 푸치니는 당시 일본 대사 부인 ‘오야마 히사코’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특유의 선율에 일본의 전통민요(속요)와 오음음계 등을 사용해 작곡했는데, 당시 동양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유럽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가 나비부인의 작곡을 결심한 1900년은 파리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다. 당시 고종황제는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고위급 대표단을 구성하여 파견하지만 전시 작품의 높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전시, 그 이상의 아무것도 해 볼 수 없었던 초라한 모습이었다. 그에 반해 일본은 대대적인 공세로 임했고, 푸치니는 일본 공연 단원이던 여배우 ‘가와카미 사다야츠코’의 모습을 통해 초초상의 캐릭터를 완성한다. 드뷔시, 피카소, 로댕 등도 극찬한 그녀는 이후 파리 사교계에 진출하여 일본 문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페라 나비부인 속에는 지금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지만 기미가요와 에치코 사자, 사쿠라사쿠라, 고차에 부시, 오에도 니혼바시, 미야상미야상, 호우넨 부시, 스이료 부시 등의 속요들이 주요 장면마다 흐른다. 2004년, 한국의 국제 오페라단이 푸치니 재단 초청으로 ‘토레 델 라고’의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나비부인을 성공적으로 올린 2년 뒤, 속편 격인 ‘사다마 마사히코’ 작곡의 ‘주니어 버터플라이’가 일본 최고의 성악가들에 의해 경쟁하듯 같은 페스티벌 무대에 올려졌다. 초초상과 사별한 리틀 핑커톤이 태평양 전쟁과 나가사키 원폭을 겪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식민지 역사를 역설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는 보이지 않는 문화의 전쟁. 백범 김구는 말하고 있다.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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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문화, 그 보이지 않는 전쟁](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08/20130822.01018072609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