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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江의 몰락

2013-09-12
장정옥 <소설가>
장정옥 <소설가>

4대강 사업 이후 강이 앓기 시작했다. 강의 유속이 일정하지 않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녹조가 퍼렇게 덮여 가을이 와도 물이 맑아지지 않는다. 이 사업은 십 리까지 뻗어 있던 아름다운 모래톱을 없애고, 그곳을 시멘트와 돌로 덮어 더는 물고기가 알을 낳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녹조현상으로 이끼가 덮인 것을 기온변화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강의 재앙은 바닥을 파내고 보를 만들어 강을 인공호수로 만들 때 이미 시작됐다.

처음 4대강사업을 선언할 때 많은 사람들이 생태계 파괴를 염려했다. 매년 홍수로 피해를 보는 게 안타까워서 강둑을 정비하는 정도야 어떠랴, 하는 마음으로 4대강사업을 지지한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MB정부는 홍수를 대비하는 정도로 강을 정비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22조라는 혈세를 낭비하며 운하를 목적으로 강을 파헤쳤다. 그 결과 모래톱은 사라지고, 순환이 되지 못한 강에서 유해한 남조류의 세포 수가 증가해 물고기가 허옇게 배를 뒤집고 떠올랐다.

무엇이 강을 그토록 몸살 나게 괴롭힐까? 전문가들은 강의 녹조 현상이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6m 깊이로 판 강바닥과 강을 가로막은 보 때문이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보(洑)’를 세운다는 말만 들었지, 그 보라는 것이 강의 유속을 변화시키고, 강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인 줄 몰랐다. 계획 당시 4개였던 보가 16개로 늘어난 것도 MB정부가 국민을 속인 부분이다. 지하수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강을 깊이 판 것이 문제가 되어 수문을 열지도 못하고 보를 철거하지도 못한다는 국토부 관계자의 말은 충격이다.

한시바삐 강이 복원돼야 하는데, 해결책이 없을까? 독일의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강을 살리기 위해서는 보를 없애고 둔치의 사석을 걷어내서 진흙과 모래가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퇴적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물고기가 알을 낳을 수 있는 환경이 되고 강도 살아난다고. 강의 파괴는 4대강사업이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시작됐지만, 복원은 수십 년 수백 년이 걸릴지 모른다. 강의 복원을 위해서는 사람이 수문을 열었다 닫으며 인위적으로 강을 조절하겠다는 우매한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자연이 제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강을 복원하려 해도 보로 막아두는 한 어림없는 얘기다. 강은 조종당하기보다 제 스스로 조절해 가는 것이니. 강은 유유히 흐르며 숨을 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흐르며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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