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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선희 <대구시립중앙도서관 도서관정책과 담당> |
주말 근무 후라서인지 월요일 아침은 몸이 더 무겁다. 이번 월요일은 쉬는 날이지만 재능기부 하러 가는 날이라 마냥 게으름을 부리고 있을 수 없다. 남양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도서관 활용 프로그램 재능기부이다. 서둘러 그림책 두 권과 마분지, 약간의 간식을 챙겨 9시쯤 집을 나섰다.
벌써 2년째 23명의 공공도서관 사서가 2~3명씩 돌아가면서 4월 말부터 12월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에 1시간30분 정도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단지 읽어주기만 할 뿐인데 아이들이 좋아할까, 아이들이 지루해하면 어떡하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어떻게 하지…. 일반 아이들이 아닌 정신지체 아이들이었기에 걱정은 더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어깨를 토닥여 주거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등의 스킨십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만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아이들과의 거리감은 점점 좁혀져 갔고, 이제는 제법 얼굴도 익어 아이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까지 나눌 정도가 되었다.
두 권 모두 옛날이야기 책을 준비해 갔다. ‘어느 산골 외딴집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로 시작되는 옛이야기 책에 아이들이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중간 중간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며 책 읽기를 계속했다. 드디어 책 읽기가 끝나자 모두 일제히 ‘아!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입까지 살짝 벌어져 있다.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이어서 함께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2명의 사서와 한 명씩 아이들을 맡아 책 속에 나오는 학 모양과 흡사한 ‘균형 잡는 마술새’ 만들기 독후활동을 했다. 여기저기서 먼저 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책 읽어주기는 스킨십 효과가 있다고 한다. 책 읽어주는 사람의 목소리가 공기의 진동을 통해 듣는 사람에게 다가가 만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란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많은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면 건전한 정서발달과 두뇌발달에 매우 좋아 육아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책 읽어주기의 효과를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책 읽어주기의 마법을 발견했다. 그 마법은 바로 눈을 맞추면서 육성으로 읽어주는 책은 처음 만난 사람도 빨리 친해지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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