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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수월관음도

2013-10-08

마음이 절로 간다. 저절로 발걸음을 뗀 그곳에는 어김없이 절이 있다. 산하가 단청을 올리는 장엄한 가을날, 마음을 쉬는 곳이기에 발걸음이 저절로 가는 계절이다. 이러한 때, 고즈넉한 사찰을 찾아 옛사람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보며 그 자취를 더듬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리라.

몇년 전 통도사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수월관음도 특별전이 있었다. 그 유려하고 섬세한 표현과 온화한 관음의 모습에서 풍기는 자비로운 향기는 감히 말로는 다 드러낼 수 없다. 고려시대는 불교예술이 가장 꽃피웠던 시기로, 특히 불화는 다른 예술보다 탁월하며 그 깊이 있는 영감은 시공을 뛰어넘는다. 어느 왕조들도 그 불화의 수준을 따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빼어난 걸작이 많다.

오늘날 세계에는 수월관음도가 40여 점 남아있다고 한다. 몇 작품이 한국의 사립이나 국립박물관 등에 있고, 대부분은 한국의 문화재를 수탈해간 일본에 남아있다. 그밖에 프랑스의 기메미술관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도 산재해 있다.

수월관음도의 불교적인 의미는 말로 가히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대승불교권인 동양에서 한국, 일본, 중국은 불교적 성향에서 본다면 관음신앙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 특별한 관음도를 통해 사바세계의 마음을 정화하고 이타적 자비를 행하고자 서원했던 것이다.

고려의 수월관음도는 티베트나 중국과는 전혀 다른 소재와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수월관음도에는 쌍죽이 그려져 있는데,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보듯이 의상대사의 창건설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관세음보살이 의상조사에게 쌍죽이 솟은 곳에 전각을 세우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낙산사 홍련암의 관음굴에서 몸소 수행하신 까닭에 굴속의 바위에 앉아계신 모습으로 친근하게 그려져 있다.

종교를 넘어 극한의 예술로 승화시킨 수월관음도 한 점은 팍팍한 한 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의 자비로운 마음을 살피기에 충분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오늘 우리가 딛고선 자리를 비추어볼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려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슬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떨어지는 낙엽 속으로 거닐어 보자. 절로 가는 마음 따라 산사의 오솔길을 걷는 시간, 여백에서 누리는 우리의 작은 행복이 아닐까.

무량 스님<동화사 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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