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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해외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중에서도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항상 통쾌하면서도 부럽다. 아마 나는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경서 엘살바도르 한인회장. 지난해 연간 매출 2억4천만달러, 종업원 5천400여명의 까이사그룹 최고경영자다. 그는 자기 스스로 청개구리 DNA를 가졌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 홀어머니와 함께 대구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가난과 인종차별을 이겨냈다. 청개구리인 이유는 다수의 사람이 하려는 일보다 자기만의 길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넓고 평탄한 길을 선택했을 때 좁고 험한 길을 선택한 결과 그는 살아남았고, 주변 사람들은 험난한 경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의 회사에는 직원들을 위한 유치원과 병원이 무상으로 운영되며, 어린 미혼모에게 직업교육을 시켜 자립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시설도 운영한다. 가난한 직원에게 집을 지어주기도 하고 세간을 사다 주기도 한다. 교포 2세와 3세를 위해 한글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벌기만 하고 사회에 환원할 줄 모르는 기업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개인적으로 회사에서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면접관으로 참여하는데, 응시자들에게 ‘꿈이 무엇인가’와 ‘꿈을 이루는 데 있어 가장 큰 역경’에 대해 꼭 묻는다. 하지만 꿈에 대해, 그 꿈을 향해 가는 길에서의 역경과 극복방안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는 응시자는 드물다.
1997년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보다 역경극복지수(AQ: Adversity Quotient)가 높은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시 IMF외환위기와 겹치면서 그의 주장이 주목받았다가 외환위기 극복과 함께 시들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의 현실은 IQ나 EQ보다 AQ가 더욱 절실해 보인다. 역경을 극복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청개구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한 번 생각해본다.
우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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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청개구리 DNA와 역경극복지수](https://www.yeongnam.com/mnt/file/201311/20131106.01021080511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