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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경북도청 자리가 내년 말이면 빈터가 됩니다. 도청이 북부지역에 새로 조성되는 신도시로 옮겨 가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북도청 후적지 활용방안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북도청이 떠난 터를 행정타운, 행정문화타운, 행정혁신타운, 행정창조타운 가운데 하나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행정타운’은 행정 유관기관의 집적을 통한 업무 효율성 증진을 위해 대구시청과 법원 및 검찰 등 유관기관을 한데 모으고, ‘행정문화타운’은 문화예술 활성화로 지역성장 선도를 위해 대구시청과 문화예술시설 및 복합 상업시설이 한데 들어섭니다. ‘행정혁신타운’은 에너지산업 육성으로 혁신효과 파급을 위해 대구시청과 친환경 에너지산업 연구·업무시설로 개발하고, ‘행정창조타운’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로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대구시청과 문화관광, 친환경 에너지산업 시설로 종합 개발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문제는 앞으로 그 활용가치가 보다 좋은 쪽으로 지혜가 모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런데 이곳 후적지 개발에 앞서, 기존 건축물에 대한 보존과 철거에 대한 보다 신중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청이 떠났다고 그 자리를 곧바로 훌훌 털어내고 빈터에다 새 건물 짓는 활용방안 토론회만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대구 중구에 있는 경상감영공원에 가보셨지요. 이곳에 화려한 단청을 입고 있는 선화당은 경상감영의 관찰사가 집무를 보던 곳입니다. 경상감영은 1601년에 지금의 장소로 옮겨와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 뒤 1910~66년에는 경북도청 청사로 사용됐던 건축물입니다. 이처럼 4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이 건물을 우리는 ‘대구유형문화재’로 지정해 놓고 그 문화적 경쟁력을 섬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따져보니, 지금 산격동에 있는 오래된 도청사는 반세기를 이어온 유서 깊은 건물입니다. 지난 47년 동안 수많은 공무원이 경북도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며 거쳐 간 곳이지요. 겉으론 별로 멋이 없는(?) 이 건축물도 앞으로 세월이 흐르면 경상감영처럼 역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건축디자인을 살린 최첨단 건축물 짓겠다고 어찌 함부로 헐어버릴 수 있겠습니까. 머지않아 눈부시게 변신할 그 넓은 터에, 적어도 본청 건물만이라도 하나 살려보자는 생각입니다.
이현경 <밝은사람들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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