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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부스러기를 모아

2013-12-27
[문화산책] 부스러기를 모아
이상경 <공간울림 대표>

성서의 많은 이적과 기사들 가운데서 전혀 특별하지도 신비하지도 않은 이야기인데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어떤 젊은이의 이야기가 있다. 그의 이름은 보아스로, 친척인 나오미와 그녀의 홀로 된 며느리가 룻에게 베푼 배려에 대한 기록이 마음을 울린다.

시어머니를 따라 부모와 고국을 떠나 남편도 잃은 채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들에서 이삭을 줍는 룻에게, 보아스는 사환을 통해 추수를 할 때 곡식단 사이에서 이삭을 줍게 한다. 또 그녀를 위하여 곡식을 조금씩 뽑아 버려서 그것을 주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내용이다. 단지 그에게는 버려지는 부분, 어쩌면 부스러기 같은 것들이, 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힘이 또 다른 한 가족에게는 살 거리가 되어 준 것이다.

2013년을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키워드 중 하나가 ‘부스러기’였다. 부스러기는 ‘하찮고, 작고, 큰 의미 없고, 그래서 있어도 되고, 없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 것’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이에게는 살 수 있는 (생명)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참 놀랍다. 1달러(단돈 천원)의 돈이 일상의 소소한 실천들로 인해 어떤 이들에게는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다.

그래서 공간울림에서는 작은 자들이 모여 부스러기를 모으는 일을 궁리하고 있다.

내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사람에겐 꼭 필요할 수도 있을 헌물품을 모우고, 그냥 흘려 보낼 수도 있을 하루의 노동을 통해 어딘가로 우리 마음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악기 하나로 이유를 묻지 않고 무대에 서 준다. 어떤 이들은 주머니에서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계산할 필요가 없는 아주 작은 주머닛돈으로 후원금을 보내 주기도 하며, 어떤 이들은 소리 없이 나타나 팔을 걷어붙이고 몸봉사를 해 준다.

“그래, 그 부스러기들을 모아 우리 여기까지 잘 왔다.” 세상에는 이렇게 보잘것없는 것들이 때론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온몸으로 살아왔던 지난 한 해였다.

그래서 미련 없이 ‘아디오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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