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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아마도‘소통(疏通)’이 아닐까 싶다.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뜻하는 이 단어는 이념적, 계층적, 세대적 불통(不通)의 반대말로 언론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현상과 삶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모든 것과 소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통이 되어 버린다. 그러지 말자. 내 스스로 상대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면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2008년 한국언론재단 교육담당자로 청소년 대상 신문제작체험교육을 처음으로 진행했을 때가 생각난다.
재단에 입사하기 전까지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방법과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작체험교육을 진행하는 내내 어색한 표정과 함께 신문의 구성원리, 기사작성 및 편집방법 등에 대해 일방적인 지시만 내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오면 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교육 이후 학생들이 제출한 평가서에는 “진행하는 분이 따분해요” “지시만해서 재미 없었다” 등의 말이 페이지마다 적혀있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했다.
요즘 학생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여기저기 수소문했다. 그리고 아이돌 및 걸그룹 노래와 멤버 이름, 개그 프로그램 및 인기 드라마의 유행어, 현재 입시 트렌드 등에 대해 열심히 주경야독했다.
그 이듬해 여학생에게는 아이돌 멤버로 공략하고 남학생에게는 걸그룹으로 내 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많은 것을 청취하고 해법에 대해 같이 고민했다. 그러자 학생들과 나 사이에 있던 불통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평가서에는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요”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도배됐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 내내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내 자신이 다가가고 공유하는 노력을 하면 소통은 쉽다. 모든 불통 사례는 서로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자. 난 지금도 아이돌 그룹의 신곡이 발표되면 멤버 이름과 특성 정도는 기억하려고 한다. 왜? 내 고객인 청소년과 소통하기 위해서.
김충희<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사무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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