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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훈락<피아니스트> |
선입견이란, 어떤 책에서 ‘사회 악’이라고까지 표현한 것을 읽은 기억이 난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같은 사람이, 같은 포즈를 취한 두 장의 사진을 보았다. 왼쪽 사진은 단정한 머리에 하얀 가운과 청진기, 누가 봐도 의사다. 반면 오른쪽 사진은 웃옷을 벗고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갱스터의 모습이다. 사진 속 주인공은 똑같은 사람이고, 같은 의사이다.
길거리에서 영어 쓰는 백인을 만나게 되면 ‘Where are you from?’이 아니라 ‘Are you American?’이라고 흔히 묻는다. 영어는 영국언어이고, 미국은 인디언이 조상인 전형적인 다민족국가임에도 말이다. 사실 현재 미국 3억 인구 중 아시아계가 1억명에 가깝고 남미, 히스패닉, 아프리카계가 1억명이 넘는다.
독일 유학시절 한국에서 친구들이 놀러와 함께 뮌헨에 갔다. 시내에서 전투경찰들과 50여명의 스킨헤드의 네오나치 시위대가 대치하는 모습을 봤다. 친구는 “역시 독일은 나치들이 문제야”라고 말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경찰과 이들은 대치는커녕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때 반대편에서 반 나치세력 500여명이 각종 무기를 들고 짐승처럼 나치들에게 달려드는 게 아닌가.
10배 이상의 인원수에 외모만 봐도 반 나치세력들이 사나워보였다. 스킨헤드의 나치들이 반 나치들한테 흠씬 두들겨 맞고 나서야 경찰들이 제재를 했다.
나치들은 “요즘 취직하기 힘들어져서 예전 황금기였던 히틀러 시절을 추종할 뿐인데, 시위할 때마다 어찌 알고 반 나치들이 와서 묻지도 않고 공격한다(실제 히틀러 때 실업률 0%를 기록한 바 있다)”고 했다. 한편 반 나치주의자들 중 한 명은 “같은 독일인으로서 나치들이 너무 치욕스럽다, 특히 외국인에게”라고 했다.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친구들은 이 상황이 신기해 마냥 바라보았다.
누구나 선입견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그 사람을 경험해 보지 않고 선입견으로 판단해 결론을 낸다는 것은 얼마나 잘못되고 위험한 것인지를 위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김치 먹기 직전에 본능적으로 맵고 짜겠다는 선입견이 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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