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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인문학

2014-01-24
[문화산책] 인문학

유학시절 필자의 룸메이트인 독일친구는 단돈 10센트를 아까워하며, 공병을 주워서 잔돈을 모으고, 집에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다. 그 친구 생일 때 그의 부모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초대 되었는데 100평이 넘는 정원에 분수, 포르쉐를 타는 부모님을 보는 순간 그저 멍하기만 했다.

이 친구는 학기 중에는 그야말로 거지처럼 살면서 돈을 모았다. 이 돈으로 방학 때 한 달간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여행을 떠났다. 다녀오면 새까맣게 탄 피부에 5㎏은 족히 살이 빠져있었다. 그의 여행 에피소드 중 하나가 기억이 난다. 여행 중 인도에서 돈이 떨어져서 며칠간 노숙을 했는데 집시로 오해받고 경찰서에 잡혀가서 하룻밤 묵었는다는 것이다. “나중에 자식 생기면 할 얘기가 또 하나 생겼다”며 환하게 웃던 그의 눈빛은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자신만의, 그리고 자신을 위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스스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삶은 치열해지고, 끝없는 욕심이 생기고 이는 스트레스로 연결된다.

이러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기 위해선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분석적이며 비판적인 인문학(철학, 역사, 종교, 언어, 예술학)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문학이 없는 교육을 어찌 교육이라 할 수 있는가.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서 인문학이란 학문은 존재하지 않는 듯싶다. 도리어 이러한 학문에 열정을 가지는 선생이나 학생을 보면 ‘왜 돈 안 되는, 그런 거에 힘을 쏟느냐’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곤 한다. 세계 역사를 봐도 인문학으로 나라가 발전하고 망하곤 했다. 이는 짚고 넘어가야 할 꽤 무게 있는 부분이라 본다.

한국에 교환교수로 온 한 미국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한국 학생의 높은 지식수준, 학구열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이는 존경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배우는 학문은 미래에 존재하지도 않을 학문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학문에 모든 열정과 시간을 쏟아붓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인문학이란 학문에 대하여 이 학문이 각자 스스로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한번쯤 대입해 보는 것이 각박한 현대생활에서 조금의 여유를 찾게 하지 않을까 싶다.

최훈락<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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