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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역 이야기

2014-01-30
[문화산책] 지역 이야기

우리나라만큼 구석구석 이야기가 많은 나라가 있을까. 무심히 지나치는 산 이름 하나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숨어있는 곳이 우리나라다.

대구에는 겨울이면 얼음 조형이 멋진 비슬산이 있다. 산 정상의 바위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비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런데 비슬산이라는 이름에는 다른 이야기가 숨어있다. 바로 비슬(琵瑟)이라는 한자에 王자가 4개나 들어 있어 四王山으로 지칭해도 된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단순히 겨울 경치를 보러 간 비슬산에서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나니 사왕의 기운이 전해지는 듯했다.

지난해 출장차 간 전남 순천에서는 금전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금전산은 불가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부처의 뛰어난 제자들인 오백비구(혹은 오백나한) 중 금전비구에서 산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산의 이름을 한자 그대로 풀면 금으로 된 돈 산. 순천 사람들은 이 산의 기운으로 순천지역의 복권 당첨률이 타지역보다 높다고 믿는다고 했다. 믿거나 말거나의 이야기지만 순천을 떠나기 전 복권방 앞에 발길이 멈춰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물건에 얽힌 이야기도 있다. 달성군 사문진 나루터에는 귀신통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귀신통. 낯설기만 한 이 이름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아노를 처음 보고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피아노가 처음 들어온 곳이 바로 사문진 나루터. 당연히 귀신통도 그 지역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다. 귀신통이라는 이름은 재미있지만 실제 귀신통이 들어온 사연은 로맨틱하다. 1900년 외국인 선교사 사이드 보텀이 자신의 아내를 위해 들여왔다고 하니 말이다.

이렇듯 이야기는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주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해주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준다. 이런 이유로 수년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이야기를 발굴해 지역의 관광명소나 특산물을 적극적으로 알리려 하고 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의 ‘꽃’이 전하는 메시지가 떠오른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적극 발굴하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당연한 몫이다. 각 지역에서 발굴해 내세우는 스토리텔링이나 내러티브에 관심을 보이자. 그러면 자주 지나던 그곳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리니.

김충희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사무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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