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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소유의 종말

2014-11-19

‘나이가 들면 애인과 별장을 가져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 한 마디로 관리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애인과 별장은 남의 것을 빌려 쓰면 된다’고까지 한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웃자고 하는 소리다. 정색을 하고 따지고 들면 우스워진다.

그런데 실제로 더이상 ‘소유(所有)’는 필요하지 않다며 ‘소유의 종말’을 선언한 석학이 있다. 바로 지난달 방한한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의 얘기다. 그는 ‘소유와 함께 시작되었던 자본주의의 기나긴 여정은 끝이 났다’고 민낯으로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소유하기 위해 살아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소유가 악덕이라니! 제레미 리프킨은 그것을 ‘접속(access)’으로 설명한다. 시장이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어주듯, 소유도 이미 접속으로 바뀌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기업의 성공은 그때그때 팔아치우는 물건의 양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유대, 즉 접속이 좌우한다.

실제로 모든 기업이 ‘리스(lease)’를 선호한다. 각종 기계설비와 자동차·항공기·유조선 등의 운송수단은 물론, 공장과 매장·사무실 등의 부동산, 소소하게는 컴퓨터, 프린터에서 심지어 생수기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종류의 자산을 임대하고 있다.

‘상품’의 대량생산이 아니라 ‘개념’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적 재산의 독점에 의한 프랜차이즈 산업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시장독점은 규제를 받지만, 아이디어 독점은 특허로 보호를 한다. ‘맥도날드’는 더 이상 햄버거를 파는 곳이 아니다. 햄버거 매장을 판다.

접속의 시대가 이끄는 새로운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돈도 물질성을 잃어버린다.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다. 이제 부(富)는 인간의 노동이 아니라 상상력과 창조력에서 나온다. 슬롯머신의 잭팟처럼 확률은 낮지만 한 번 터지면 일확천금을 번다.

우리의 삶이 소유에서 접속으로 어느 정도까지 바뀔까. 그것은 미래를 어떤 식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감수성의 우열로 결판이 날 것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머물려는 사람은 더 많은 소유를 꿈꾼다. 그러나 떠나려는 사람에게 소유는 짐일 뿐이다. 많이들 가지시라. 나는 떠난다.
노병수<동구문화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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