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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취미 하나

2014-11-21
[문화산책] 취미 하나

최근에 실버타운에서 노후를 보내고 계시는 은사님을 찾아뵈었다. 청도를 지나 창녕으로 가는 시골길은 단풍이 많이 들어 있었다. “언제 산과 들이 저렇게 울긋불긋 물들었나!”

수년 만에 뵙는 팔순 중반의 선생님과의 만남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죄송함이 섞여 내 마음속은 단풍처럼 울긋불긋했다. 가을 햇살 드리운 아담한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선생님과 오순도순 담소를 나누었다. 선생님의 방에는 침대, 피아노, 전축이 있었고, 소파에는 몇 권의 책이 놓여있었다.

“노후를 대비해 젊은 시절에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선생님?”

“노후를 무료하게 보내지 않도록 취미를 가지고 있어야 해. 악기, 운동 등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것들 말이지. 그렇지 않으면 TV만 보게 돼. TV를 보는 것은 여가활동이 아니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야. 곧 이곳 생활이 무료해져서 1년을 채 버티지 못해.”

선생님의 취미는 바둑, 글쓰기, 음악 감상 등 다양했다. 최근에는 악기를 배우고 계셨는데 기타는 너무 어렵고, 아코디언은 무거워서 못하고, 그래서 비교적 가볍고 배우기 쉬운 색소폰을 익히는 중이라고 하셨다. 취미생활도 나이에 맞게 익히고 습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 시절부터 익히고 배워 나이가 들어서는 자연스럽게 취미생활로 이어진다면 더욱 좋다고 하셨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을 길을 미끄러지듯 실버타운을 빠져나왔다. 선생님과의 만남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소설의 한 페이지처럼 잔상을 그리며 마음속에 내려앉았다.

집에 돌아와 베란다에 놓인 화분을 이리저리 옮기며 물도 주고 말도 걸어본다. 거실을 슬며시 다니며 벽에 걸린 예술가 사진 액자도 만져보고 오래된 오페라 포스터도 한번 쳐다본다. “피아노를 다시 쳐볼까? 첼로를 배워볼까?, 그림을 그려볼까?” 실버타운에 계시는 은사님의 말씀이 맴돈다. “악기, 그림, 공예 같은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야 노후생활을 견딜 수 있어.”

최근 다양한 평생교육기관에서 지역민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행복학습센터에서, 주민센터에서, 복지관에서, 마을회관에서, 경로당에서, 평생교육원에서 평생학습을 통해 모든 시민이 적어도 한 가지의 취미생활을 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취미생활 뭐 하세요? 이정미<대구경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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