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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미 <대구경북연구원> |
연말, 한 해의 업무 마무리로 바쁘다. 눈 뜨면 직장으로, 일 마치면 다시 집으로. 현대 직장인의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하여 종종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회 전반에 걸쳐 창의성, 문화, 공동체에 대한 담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 시민의 일상에서, 바쁜 직장생활 각자의 자리에서 좀 더 여유롭게 문화를 즐길 방법은 없을까.
‘구글’은 열린 조직문화로 잘 알려졌다. 사무실을 음악이 흐르는 카페로 만드는 등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업무 시간의 20%를 문화예술 분야 등 각자의 관심 영역에 쓰게 하여 창의력 계발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문화 참여 기회 확대와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직장인의 문화예술 동호회 운영을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필자의 일터에도 ‘문화 읽기 동아리’가 있는데, 매달 한 번 10여 명의 회원 중 누구라도 원하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기획하여 모임을 추진한다. 지금까지 진행한 모임은 오페라 ‘마술피리’ 관람, 김광석거리 탐방, 대한민국 제1호 음악감상실 녹향 방문, 스페인 음식문화 기행 등이다. 문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특별한 장르나 형식의 규정 없이 함께 모여서 나누며 심신을 재충전하고자 한다. 자신과 더불어 타인의 삶을 배려하고 바람직한 가치와 시민 의식의 형성을 돕는 것이 문화의 기능 중 한 부분일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는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
자치단체와 문화재단에서는 공모를 통해 전문예술인을 지원하는 한편 일반 시민의 문화 활동에 대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기획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문화는 단기적인 홍보와 재정적 지원을 통해 확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여가의 확보, 문화 향유를 위한 다양한 소규모 조직 형성, 일상에서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공장소의 확대 등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의 문화 욕구와 수요, 지역의 문화 환경 등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정책과 사업을 기획하고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12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다. 바쁜 일상 가운데서도 ‘문화 산책’을 통해 우리의 삶이 조금 더 따스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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