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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이 닦은 미얀마의 길에 대동공업 트랙터 달린다

2015-01-01

■ 글로벌 새마을운동 경제 효과

새마을운동이 닦은 미얀마의 길에 대동공업 트랙터 달린다
미얀마 정부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따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대동공업은 대구에 본사를 둔 농기계 전문 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대구시 달성군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대동공업 본사 내 농기계 생산라인. <대동공업 제공>

최근 대구의 한 기업에 미얀마발(發) 낭보가 날아들었다. 달성군 논공읍 달성1차산업단지에 위치한 농기계 업체 <주>대동공업(대표 곽상철)이 미얀마 정부와 다년간 1천억원 규모의 농기계 수출 계약을 따낸 것이다. 대동공업은 5월말까지 트랙터 4천700대, 경운기 1천500대, 콤바인 500대 등 농기계 총 6천700대(1억달러 상당)를 순차적으로 미얀마 현지에 공급한다. 안정적인 현지 AS시스템 구축을 위해 대동공업 서비스 인력을 파견, 이달 중 미얀마 양곤 등 3개 도시에 농기계 서비스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농기계 총 6700대 1천억원 수출
3개 도시에 서비스 센터도 오픈

‘새마을’에 반한 미얀마 대통령
대동공업 본사 직접 찾아 계약


이번 계약에는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새마을운동’이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2013년 우리 정부와 새마을운동 협력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부가 새마을운동 세계화 추진과정에서 외국 정부와 처음 체결한 이 협약을 통해 우리 정부는 미얀마 내 새마을운동 확대를 위해 인력지원 및 기술전수 등 약 2천200만달러어치를 지원하고 있다.

채영택 영남대 연구교수(박정희새마을연구원)는 “새마을운동이 세계로 뻗어나가 해당 국가를 성장시킴과 동시에 국내 업체에도 도움을 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동공업의 기술력도 협약을 성사시키는 데 일등공신이다. 이번 수출은 중국 및 일본 업체들의 자금공세에도 대동공업의 제품이 미얀마 농민과 정부의 인정을 받으면서 이뤄졌다. 이 업체는 현지 농민을 대상으로 농기계 시연회를 개최했다. 당시 제품의 우수성과 철저한 사후 관리를 약속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미얀마는 5천100만명의 인구 중 70%가 농업에 종사할 정도로 농업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미얀마에 본격 농업기술 전수에 나서면서 국내 산업계는 농기계와 농자재 등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력 바탕으로 70개국 수출

대동공업은 연간 8천억원 규모의 국내 농기계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는 부동의 1위다. 올해 창립 68주년을 맞는 대동공업은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의 농기계를 생산하고 판매한다. 대구 본사와 경남 창녕 연구소, 서울 사무소 등을 비롯해 국내 144개 대리점과 5개의 서비스 지정점, 8개 지역 영업 본부를 두고 있다.

900여명의 직원으로 2013년 매출 5천100억원을 올린 대동공업은 전체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47%에 이를 정도로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이미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010년엔 중국 안후이성에 생산기지를 건설했고, 네덜란드에도 법인을 세워 유럽시장에 진출했다.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2000년 초반 미국의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 70여개 국가에 농기계를 수출하는 수출의 첨병이다.

지역 중소기업이 이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 덕분이다. 창업자 김삼만 회장은 1947년 고향인 진주에 회사를 세우고 농기구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1960년대 초부터 사내 연구소를 세우고 농기계를 연구했다. 62년 동력경운기 개발을 시작으로 농업용 트랙터(68년), 모내기용 이앙기(77년), 수확용 콤바인(82년) 등을 차례로 내놨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는 국내 농기계 업계 최초로 ‘티어4(Tier4)’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을 개발했다. 티어4는 자동차나 건설기계, 농기계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와 미세물질 등 오염물질 허용기준으로, 올해 6월부터 국내 출시되는 75마력 이하 트랙터와 콤바인에는 티어4 엔진을 의무장착해야 한다.

대동공업은 4년 동안 약 500억원을 투자해 경쟁사보다 먼저 엔진을 개발했다. 지난해 이미 티어4 엔진을 장착한 ‘NX트랙터’를 출시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 티어4 엔진을 탑재한 하우스 전용 트랙터 ‘DK 트랙터’를 출시하는 등 트랙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다목적 운반차시장·신흥국 공략

대동공업은 국내 시장 1위 지위를 확고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다목적 운반차량(Utility Terrain Vehicle·UTV)을 선택했다. 다목적 운반차는 경운기를 대체하기 위한 4륜구동의 픽업 트럭 콘셉트 장비로, 해외에서는 농업뿐 아니라 산업·레저분야에서 연 100만대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2010년 자체 개발한 다목적 운반차를 출시한 이 업체는 지난해에는 티어4 엔진을 장착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2인승·4인승 디젤 다목적 운반차를 선보였다. 국내는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전시 박람회와 스포츠 마케팅 등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략영업팀을 신설해 자사 농기계 대리점과 함께 농업 및 산업 장비 시장을 집중 공략 중이다. 이 결과 지난해 판매량이 2013년 대비 약 200% 상승했다.

대동공업은 2017년 총 매출 1조원, 해외 매출 6천억원 등 세계 7위의 글로벌 농기계 브랜드를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로 시장을 나눠 각각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수출 모델의 브랜드인 ‘카이오티’의 인지도를 높이며 판매 제품군을 늘려나가 유럽 시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등 농기계 전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쌀 농사 위주의 동아시아 시장 특성에 맞춰 관련 제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현지 농민들의 구매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 금융회사와 협력 및 자금 투자를 통해 구매자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근 대동공업은 기업 공식 블로그를 개설해 농업 및 농기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소통 강화에도 나섰다. 농기계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상주상무축구단, NC다이노스 야구단 등과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했다. 폐농기계 부품으로 로봇을 제작해 선보이는 등 창의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기업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밖에도 ‘농업과 사람, 즐거움, 그리고 미래’라는 테마로 제주도에 74만㎡ 규모로 친환경 복합단지를 설립한다. 농업을 주제로 국내 농기계 변화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과 함께 직접 트랙터를 운전하고, 경운기를 몰며 농사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도 만들 계획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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