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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 |
일 년에 두 번 우리 공장은 시끌벅적해 집니다.
“된장 포장은 이래이래. 내가 여기 경력이 10년도 넘었다. 그러니 내 말 들어라.”
“아이고, 옛날에는 일일이 주걱으로 다 펐다. 알기나 아나? 이래 하는 게 맞다카이.”
서로 오랜 경력을 자랑하며 포장기계 앞에서 계속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참길회라는 단체를 통해 소록도에 된장, 간장, 고추장, 미숫가루를 보낸 지 30여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봉사활동 오신 분들의 된장공장 근무(?) 경력도 저보다 훨씬 선배님입니다.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오셔서 미숫가루 1t만 파시라는 권유로 시작되었습니다. 편찮으신 분들이 식사를 제대로 못하시는데 식사대용식으로 미숫가루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편찮은 분들께 어떻게 돈을 받겠냐며 미숫가루뿐 아니라 우리 공장에서 나는 제품들을 회사스티커를 모두 떼고 소록도에 계시는 분들 수만큼 보내기 시작하셨습니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일 년에 두 번 즉 여름과 겨울에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우리 공장에 오셔서 소록도에 가져갈 물건들을 포장합니다.
오랫동안 그분들을 뵈면서 늘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봉사’ ‘기부’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고 일상적 삶에 즐거움을 주는 것이란 사실을 배웠습니다. 봉사점수가 필요해서 왔던 고등학생은 학부모가 되어 아이를 데리고 옵니다. 가족 나들이로 오셔서 일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이 자원봉사자 분들은 소록도를 방문하여 3박4일 동안 뻥튀기조, 붕어빵조, 도배조, 청소조, 목욕조 등으로 나뉘어 각자의 임무를 즐겁게 수행하십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그동안 함께 해주셨던 소록도의 어르신들이 많이 줄어 600명 남짓만 남으셨다는 것입니다. 참길회 고문으로 계시는 정학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저에게 하십니다.
“니 와 계약도 되고 물건도 팔고 하는 줄 아나? 그거 다 소록도 할매할배들 기도 덕분이데이.”
참 맞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시큰거리면서 먹먹해지는 것은 정말로 맞는 말이기 때문이겠지요. 이번주 일요일에 봉사팀들이 우리 공장에 오십니다. 공장이 시끌벅적해지는 만큼 따뜻한 사랑의 마음도 커져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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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소록도 할매할배의 기도](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1/20150120.01025080225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