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전기 <대구문화재단 사무처장> |
많은 세계 석학들이 21세기를 정치도 경제도 무력도 아닌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며, 문화경쟁력이 국가와 민족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적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민족과 국가는 쇠퇴와 소멸의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예언하거나 확신하였다. 이는 국가 경영적 차원에서 문화창달이 기획되고 실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필자는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화예술의 창달이 시급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언제라도 조깅화를 신고 나가면 맑은 물이 흐르고 잘 가꾸어진 잔디가 있는 신천변의 미인송 공원을 가로질러 조깅할 수 있는 즐거움만큼만 가깝게, 길거리에서 공원에서 그리고 골목 골목에서 마치 일상처럼 자연스럽고 스스럼없이 골목아티스트들을 만나고, 자유로운 영혼과 유희를 같이 즐길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동성로 골목골목의 수많은 커피숍과 카페, 식당과 모텔과 옷가게들 사이에 끼어있는 제각각의 특성을 가진 전시장과 박물관 그리고 공연장을 어슬렁거리며 찾아다니며 노닐고 싶을 뿐이다.
수많은 세계문화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즐거움을 우리 대구에서도 정말 만나고 싶다. 간판이 보이지 않아도 그냥 한구석에 밀려 겨우겨우 찾아갈 수 있더라도 그런 곳이 구석구석에 있기만 하면 좋겠다. 욕심을 더 내면 맑은 신천에 비치파라솔을 펴놓고 앉아 바캉스를 즐기며 수상무대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감상하는 특별한 즐거움도 더불어 누리고 싶다. 별빛 쏟아지는 해변이 아니고 아파트 불빛 쏟아지는 하천변이라도 너무나 행복할 것이리라.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골목을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호사하는 일이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이 되는 도시가 되면 좋겠다. ‘공연에 와 이리 돈을 퍼붓노’라는 소리는 제발 안 듣는 그런 동네가 되었으면 좋겠다. 좀 더 우아하게 살 수 없을까라고 늘 고민하는 동네 골목지도자를 만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이제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해야만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조금 민망해지고 자존심 상해하더라도 말이다. 아름다운 우리도시의 미래를 위하여, 품위 있는 미래를 위하여 말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산책] 이랬으면 좋겠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2/20150204.01023075855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