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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바뀐 목욕탕문화

2015-02-06
[문화산책] 바뀐 목욕탕문화

공휴일, 눈을 부스스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들고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뭐 하노? 목욕 갈래?” “응, 11시에 봐.”

바쁜 일상 가운데, 어쩌다 시간이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면 그나마 함께 목욕탕을 갈 수 있다. 좀 더 시간이 허락되면 조금 거리가 멀더라도 더 좋은 시설의 사우나랑 찜질방까지 있는 곳에 가곤 한다.

이렇게, 가까이 사는 동생이어서 사우나를 같이 가는 이유도 있지만, 짝을 만들지 못하고 목욕탕에 가면 등을 시원하게 밀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에게 사우나 안부를 묻고 날을 잡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혼자서 목욕탕에 가도 낯선 사람과 빨간 때 손수건 들고 왔다 갔다 하다 눈이 마주쳐서 한 조가 되면 눈을 지그시 감고 자연스레 등을 맡기고, 나도 상대방의 등을 정성스럽게 밀어주곤 했었다. 그때 그런 모습들은 어디서나 보는 평범한 풍경이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혼자 목욕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기 하자고 말을 걸면 짧고 단호하게 “아뇨”라고 했다. “아가씨는 등 안 미세요?”라고 물었더니 “저는 그냥 대충 제가 밀어요” 하고 시큰둥하게 말한다. 그러면서 본인 등에 물만 계속 뿌리고 있었다.

그 후, 계속 목욕탕을 다니면서 몇 번이나 물었지만 모두가 “싫습니다”라고 싸늘하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혼자서 때를 밀 수가 없으니 목욕 갈 때쯤 되면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자기 동네 목욕탕에 자동 등 때밀이 기계가 있다는 희소식을 알려주었다. 정말, 대형 때수건이 둥그렇게 씌워진 곳 밑의 단추를 누르면 ‘윙’ 하면서 돌아가는 것이 신기했다. 한동안은 계속 거기 다니다가, 얼마 안 있어 우리 동네에도 생기게 되어 급하면 할 수 없이 이용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기계가 좋아도 사람이 따뜻하게 등을 골고루 밀어주는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요즘처럼 다양한 종류의 탕도 없고 TV도 없고 찜질방도 없었지만, 뿌옇게 큰 탕 하나만 달랑 있고 시설이 낙후하여도 사람의 미소와 정이 있는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한명희 <화가·갤러리위즈아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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