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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묵향의 뜨락 2

2015-02-09
이금순 <한국미술협회 이사>
이금순 <한국미술협회 이사>

문방사우를 펼쳐놓고 하루 종일 붓과 놀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나는 그림의 소재로 매화를 즐겨 그리는데, 그만큼 좋아하기 때문이다. 매화는 나에게 반갑고 의지가 되는 친구로 여겨지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단아한 아름다움에 은은한 향기까지 더해지니 매화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도 든다. 이런 것들이 바로 매화에 대해 친근감을 갖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매화는 모진 겨울의 서리와 눈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고 해서 ‘설중매’라고도 하여 절개와 강인함과 군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어려움과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 정신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다.

이 매화처럼 올곧은 옛 선비나 문인들의 그림을 보면 그림과 함께 글도 자리하고 있다. 산수나 사군자를 그려 놓고 그 여백에다 그림의 뜻과 어울리는 시를 같이하도록 한 것이다. 말하자면 글로 표현이 잘 안 되는 부분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그림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부분을 글로 표현하기 때문에 그 어느 쪽도 완벽한 표현으로 독립할 수가 없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문인화는 기본적으로 시(詩), 서(書), 화(畵), 즉 삼절(三節)이 함께해야 한다. 세 가지의 조화는 참 어렵다. 각자 개성이 있으니 그 조화를 이루기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 역시 부족하기 때문에 배움의 노력을 해왔다. 아직도 부족하고 정확한 답을 알지는 못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 붓과 함께 노닐 수 있도록 이끌어준 스승님들이 조화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셨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을 새기면서 나의 역할과 나의 자리에서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바로 매화처럼, 화려하고 진한 향기보다는 수수하고 은근한 멋을 풍겨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말이다.

아직은 추워서 매화는 깊은 잠에 취해 있다. 이 추위가 지나면 잠에서 서서히 깨어나 고운 향기를 바람에 날려 보낼 것이다. 그 향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오늘도 매화나무를 바라본다. 내 마음속엔 벌써 봄기운이 움터 매화 향기가 가득한 듯하다. 매화 그림을 그릴 때 매화 향기는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매화 그림을 그리면서 이런 매화 향기를 미리 맛보는 것 또한 멋진 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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