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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휘자의 역할

2015-02-17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
윤지영 <알알이푸드 대표>

어설픈 사람이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나 봅니다. 가끔 창업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이나 멘토제안이 들어옵니다. 아직은 할 수 있는 이야기보다 들어야 할 이야기가 더 많다고 생각해 정중히 거절하지만 제가 신세진 분의 말씀이면 강단에 서기도 합니다. 이분들이 귀한 시간을 내서 들으러 오셨는데 혹시 내가 시간낭비를 하게 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처음에는 텔레비전에 나온 강사분들처럼 감동을 전하면서 정보와 교훈도 있는 강연을 해야 한다는 욕심에 한마디도 시작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러다가 생병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깨닫고 그냥 솔직하게 힘들었던 이야기하고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식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사업 시작했을 때 취득세 사기 당한 일, 우리 회사 디자인을 다른 사람이 등록해 고생한 일, 신제품 개발해 놓고 다른 분에게 이야기했다가 그분이 특허를 등록하는 바람에 내가 낸 특허가 거절당한 일, 나도 모르는 사이 우리 회사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당황했던 일….

어느새 듣는 분들의 얼굴엔 안쓰러움으로 가득합니다. 이야기를 하고 보니 저 역시도 한숨이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직원들이 맨날 “우리 사장은 잘 몰라. 만날 가르쳐줘야 해” 합니다. 어제도 택배 보낼 물건을 싸는 것을 돕겠다고 나섰는데 어느 상자에 무슨 물건을 넣어야 할지 몰라 반장님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묻다가 결국 반장님이 “좀 가마이 있으소. 그게 도와주는 거라요” 하면서 의자를 내어줬습니다. 공장을 어슬렁거리며 다른 분들 일하는 것을 봅니다. 감사할 만큼 정말 일을 잘 합니다. 그러다 생산라인을 살짝 바꾸기도 하고 기계 위치를 옮기기도 하고 생산공정의 한 부분을 줄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필요하면 기계를 개발하고 만들기도 합니다.

제가 택배만 싸고 있었다면 절대 안 보였을 변화입니다. “지휘자는 악기를 연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살피고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란 뜻입니다. 지휘자가 악기 연주를 한다면 그 연주에 집중하느라 주변을 살펴볼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분이 “사장이 할 일은 회사의 방향 설정과 그 회사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말씀했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한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초보사장을 어쩌면 좋을까요? 점점 고민해야 할 것도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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