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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감각으로의 진화

2015-03-11
[문화산책] 감각으로의 진화

가끔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현대시를 물어오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불통의 원인이 시에만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불통이 꼭 문제라기보다는 이 시대의 당연한 현상이라고 얘기한다. 눈에 보이는 것만 놓고 볼 때 우리 사회는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변화가 생겼다. 나는 이러한 변화로 생긴 세대를 감성세대와 이성세대, 그리고 감각세대로 구분해보곤 한다. 현대는 이런 세대들이 뒤섞여 한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감성세대는 느낌을, 이성세대는 사유를, 감각세대는 표현을 중시하는 편이다. 감성은 포용하고, 이성은 수용하고, 감각은 반응한다. 감성과 이성은 느리지만 감각은 빠르다. 우리 사회는 그 비중에 따라 감성에서 이성으로, 이성에서 다시 감각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 현대는 점점 더 감각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감성과 이성이 상대적이고 공동체적이라면, 감각은 주관적이고 개별적이다. 이러한 구분만으로도 세대 간 균열이 생기고 불통의 원인이 되는 듯하다. 이러한 데에는 기계와 매체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사유의 출발점 또한 감성과 이성은 가슴과 머리라면, 감각은 반응하듯 감각으로 시작된다. 감각 세대들은 시공이 무한하여 분열되고 해체된다. 그들의 언어도 감각을 따라 수시로 변한다.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에는 ‘알 수 없는 언어’란 소제목의 글이 있다. ‘꿈. 그것은 다른 나라의 낯선 언어를 들으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마치 감각세대의 환상세계와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꿈은 우리가 번역해 낼 수 없는 단계로까지 우리 자신을 끌어내려, 있는 그대로의 충격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로 요약되는 이 글을 통해 꿈을 우리 사회로 확장해보려 한다. 꿈은 낯선 언어가 있는 곳, 대화나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는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지식과 정보가 많은 곳,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의 사람들이 함께 뒤섞여 있는 곳 등 개인차가 있다. 이러한 불통의 꿈은 보다 넓게 분포되어 산재한다.

그리고 사회가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점점 더 많은 꿈들이 알 수없는 언어와 함께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확산될 것이다. 꿈인 듯, 불통인 듯. 모국을 살아가는 외국인이 되어 국적이 불분명한 우리 사회를 본다.
여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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