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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 갑작스러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다가오는 봄 길을 막아섰지만, 늘 이맘때쯤 코끝에 느껴지는 부드러운 내음에 봄이 왔음을 깨닫게 된다.
봄이 오면 나는 점심식사를 끝낸 후 근처에 있는 망우공원에서 산책을 즐기곤 한다. 어릴 적 봄 소풍 장소로 자주 찾아오던 곳이라 이곳에 오면 따스했던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변함없이 맞아주는 곽재우(郭再祐·1552~1617) 장군 동상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붉은 갑옷의 곽재우 장군은 휘하에 17명의 장수와 수천의 의병을 거느리면서 현풍, 창녕, 화왕산성, 진주성 등의 전투에서 신출귀몰하는 전략·전술로 적을 크게 무찔러 백전백승을 거두어 왜병의 전라도 진격을 저지한 장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망우공원 동산에 올라서면 겨우내 모진 추위를 꿋꿋이 이겨낸 새싹들의 대단한 에너지와 생명력이 느껴진다. 아마도 그 시절 곽재우 장군의 기상이 이곳에 남아 있음이리라.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그가 홍의장군이라 불리는데 있다. 흔히 붉은 옷은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띄는 옷이라서 장수들이 피하는데, 그는 이점을 역발상으로 이용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곽재우 장군의 이 놀라운 창의적 발상은 그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국정운영 전략으로 ‘창조’를 강조하고 있는 이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대구는 의령 사람 곽재우 장군을 대구의 망우공원(忘憂公園)으로 모신 개방적 문화의식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폐쇄적인 문화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환경에서 비롯된 폐쇄성을 탓하면서 우리는 여전히 계층을 나누고 지위와 신분에 따른 생각을 강요하고 강요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문화’란 것이야말로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마음가짐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은 융복합의 시대이다. 산업화에서 정보화 사회로 접어든지 이미 오래이며, 이제 각종 정보와 산업 그리고 정보통신은 사회전반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융합과 복합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분야와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
문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홍의장군의 정신이 특히 절실한 분야다. 우선 ‘나’부터 편견을 버리는 대구시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민지 <아양아트센터 홍보마케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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