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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는 ‘가정의 달’은 없어도 ‘여성의 날’은 있다. 몽골 국민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여성의 날’(3월8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여성의 날은 모자의 날(6월1일), 독립 기념일(7월11일), 차강사르(음력 1월1일)와 함께 몽골의 4대 국경일이다.
몽골에서 여성의 날은 여자 친구, 어머니, 아내, 딸, 손녀 및 여성 동료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고 여성의 뜻이 성취되도록 격려하는 날이다. 여성주간으로 정해진 일주일 동안은 전국의 호텔 객실이 전부 차고 고급 식당의 예약도 매진된다. 여성들이 운영하는 가게들도 문을 닫는다. 어찌 보면 몽골에서는 여성주간이 제일 큰 대목이다.
여성 용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가장 화려한 옷으로 차려 입고, 주렁주렁 액세서리를 걸치고 행사장으로 모인다. ‘여성의 날’과 ‘여자 생일날’에 선물을 안 하면 이혼이나 이별의 사유가 될 정도여서 남자들은 선물을 하느라 등골이 휜다.
여성의 날이 가까워지면 남자들도 덩달아 바쁘다. 백화점은 선물을 사기 위한 남자들로 만원이다. 몽골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한다. 때로는 동행하는 부부나 연인을 보면 마치 귀부인과 하인을 보는 것처럼 황당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몽골 여인들의 철저하고, 자립적인 자세에 있다. 몽골 여인은 남편을 자신의 동지로 생각하므로 외모를 치장하는 것과 지적 활동의 균형을 이루어 행동한다. 지적 활동 없이 외모를 꾸미는 것에만 몰두하는 여성은 공공의 적으로 여긴다. 그러므로 좋은 물건으로 치장하기보다는 지식으로 치장하고 지식을 숭상하려고 한다. 목마 탄 왕자가 와서 자신을 가난과 외로움으로부터 구원해 줄 것이라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의존하지 않는다.
몽골은 아직까지 세계 속에서 주목받는 나라는 아니지만, 여성의 지위를 두고 말한다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주목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몽골 여성을 괴롭히는 것은 몽골의 사막과 황사, 혹독한 추위와 바람뿐이다. 몽골의 남자들은 여성을 ‘생명의 경전’으로 받들어 모신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여존남비의 나라인 몽골에서 남성과 여성은 소모적인 경쟁과 투쟁을 할 일이 없어 보인다.
해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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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몽골의 여성](https://www.yeongnam.com/mnt/file/201503/20150313.01017074202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