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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에 학생들에게 “여성과 모성 가운데 뭐가 더 중요한가” 하고 질문을 던졌다. 여학생 대부분은 여성, 남학생들은 간혹 모성을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백 년 전쯤이라면?” 하고 물으니 대부분이 모성이라고 대답했다.
모성이 여성의 전부라는 생각으로 우리 사회는 아주 긴 세월을 지냈다. 순종과 인내, 헌신의 여성상, 자신보다 가족을 지켜내는 것과 같이 모성은 사회와 국가를 지키는 거룩한 헌신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런 여성과 모성에 대한 의미 부여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서 여성을 억누르고 있다. 많은 일하는 여성은 ‘아침에 직장으로, 저녁에 집으로 출근’하며 피로에 지쳐서도 일과 가정에서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는 ‘슈퍼우먼 콤플렉스’에 빠진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의 위기감, 고도화된 산업구조에 따라 섬세한 여성친화형 일자리 수요의 증가, 물가상승과 소비수준 향상으로 홑벌이로 감당하기 어려운 가계 등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한 명분은 너무도 많다. 여성 스스로의 성취와 발전, 가족과 사회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 여성의 사회 참여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엄마! (학원) 마쳤어.” “엄마! 나 기침 나고 목이 아파.” 아이들은 늘 엄마를 찾는다. 집에서건 학교에서건 시도 때도 없다. 근무 중에 그 전화를 받는 엄마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상사와 동료의 눈 흘김, 심지어 후배들도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공사 구분을 못해” “왜 출근해, 그러려면 집에 있지” 하는 울림이 그치지 않는다. 자녀들을 성장시킨 동성의 선배도 미혼의 후배도 남성들과 함께 그렇게 말한다.
자식 키우는 엄마가 일하는 것은 죄 짓는 것인가? 여성의 생애주기에는 긴 시간 동안 모성이 겹쳐져 있다. 때로는 모성 때문에 잃어버린 여성으로 슬프고 우울하기도 하다. 그래서 단절이 없는 사회활동을 위해 비혼과 만혼을 선택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여성의 슬픔과 우울을 이해하고 나누는 남성과 부성, 사회적 공감이 절실하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위기를 걱정하기에 앞서 여성과 모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좀 더 건강하게 바꿔야 한다.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이해와 배려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필수요건이다. “아빠! 저녁에 ○○이 먹고 싶어” “내일 학부모 모임에는 아빠가 참석한다.” 아이들과 아빠의 이런 대화가 자연스러운 가족과 사회, 일과 가정이 부드럽게 오버랩되는 그곳에서 모두가 여유로운 저녁을 찾아가자.
이광동 <상주귀농귀촌정보센터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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