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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믿는다는 것

2015-04-07
[문화산책] 믿는다는 것

EBS에서 ‘공부못하는아이’를 시리즈로 다뤄, 많은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었다. 마음을 망치면 공부도 망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감정적 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람이 사람을 믿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을 잘 믿지 못한다. 얼마전 마크로스코 전시회에서도 나는 이것을 수차례 목격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믿고 있는가? ‘나는 그림을 모른다, 그러니까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야 돈낸 만큼 본전을 건질 수도 있다.’ 전시장 안 사람들이 오디오에 집중한 나머지 그림은 뒷전이 되어 있었다.

‘모르겠죠, 그림은 이렇게 봐야 합니다, 이렇게 느끼세요, 그래야 이 작가를 제대로 이해하는 거죠.’ 비디오를 통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작업을 했는지를 보여주고, 벽의 글을 통해 온 설명을 덧붙이는 부담스러울 정도의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림을 보던 사람들은 그 설명을 보고는 다시 그림을 보며 그 설명을 끼워 맞추고 있었다. 우리의 상상은 이런 불신 속에서 온데간데 없고, 이런 사실을 깨달을 겨를도 없이 그 서비스에 젖어 있었다.

EBS 다큐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늦은밤까지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단지 아이들에게 ‘넌 할 수 있다’는 지지와 그것에 필요한 적절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 즉, 지성이 중점적으로 작용하는 공부도 감성적 지지가 있어야 향상되는 것이다.

그림을 만나는데 있어 먼저 우리의 감성을 충만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또다른 나를 만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그 속에서 자유와 힐링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다음, 지성으로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갤러리에서 오디오설명이나 도슨트의 설명을 듣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지 못한 채 그리고 적절하지 않은 때에 받은 도움은 별로 효과가 없다. 그림의 이미지 읽기를 통해 우리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작가의 눈으로 그 시대와 사람들, 문화, 그리고 작가의 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이것을 위해, 내가 그 이미지를 보고 상상하고 나만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먼저 만들어본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었는지 듣고 비교해 본다. 누구의 판타지가 더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단지 나의 판타지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 또한 다른 사람들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최지혜 <아트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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